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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리트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처량했다. 자존심은 제대로 짓밟혔다. 아스널 최대의 굴욕이었다.
전반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20분만에 시어 월콧이 첫 골을 집어넣었다. 이후 아스널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추가골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역시 아스널은 아스널이었다. 변죽만 울렸다. 골을 넣지 못했다. 후반 3분 올리비에 지루에게 찾아온 기회가 아쉬웠다.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다. 지루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다. 헤딩슛은 골문을 넘어갔다.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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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 감독은 후반 27분 산체스, 램지, 지루를 불러들였다. 사실상의 항복 선언이었다. 남은 10명의 아스널 선수들은 뛸 의지조차 잃었다. 완전히 무너졌다. 3골을 더 허용했다. 벵거 감독은 그저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후반 중반 이후 관중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관중들은 품에서 플래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제 충분하다. 변화의 시간이다.'
한 팬이 경기장에 난입했다. 그는 아스널 선수들보다 더 잘 뛰는 듯 했다. 안전요원에게 제압당했다. 경기장 바깥으로 끌려나갔다. 아스널 팬들은 그에게 더 큰 박수를 보냈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실망했다는 의미였다.
1,2차전 합계 2대10. 아스널은 그렇게, 무기력하게 그리고 처량하게 7시즌 연속 UCL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벵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각을 세웠다. 그는 "월콧이 넘어졌을 때 명백한 페널티킥이었다. 레반도프스키의 페널티킥은 오심이었다"고 했다. 아스널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어떤 미래를 말하는가?"라며 질문자를 노려보기도 했다.
과연 아스널의 미래를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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