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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패기만만 지소연 "北, 잘한다 생각안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3-27 18:53 | 최종수정 2017-03-27 18:58



"북한이 너무 잘한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지메시' 지소연(26·첼시 레이디스)가 2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한전을 앞두고 패기만만한 모습이었다. 한국 여자축구의 대표 아이콘, 지소연은 이날 소속팀 첼시레이디스의 FA컵 6라운드 선덜랜드전에 선발출전해 64분을 뛰었다. 5대1 대승으로 팀의 FA컵 준결승행을 확정지은 후 뒤늦게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입국장을 들어서는 발걸음부터 결연함이 느껴졌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4월 3~11일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전에 나선다. 지난 20일부터 목포축구센터에서 10박11일 일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안컵 본선은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의 출전 티켓이 걸린 대회인 만큼, 이번 아시안컵 예선전은 반드시 이겨야 사는 '끝장 승부'다. 조1위를 하려면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최강' 북한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여자축구대표팀의 북한전 역대전적은 9전8무1패다. 2013년 윤덕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남북전 전적은 1무3패다. 3연패 끝에 지난해 오사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1대1로 비겼다.

지소연에게 북한전 '무승' 전적을 이야기하자 "솔직히 (북한이) 잘하는 것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패기만만했다. 늘 근소하게 패한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지소연이 생각하는 패배의 이유는 "늘 마지막 집중력의 차이"였다. "이번에도 마지막 체력, 마지막 정신력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봤다. "우리 선수들도 북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 머릿속은 오직 4월7일로 맞춰져 있다. 어느쪽이 더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더 떨어질 데가 없다. 평양에 가지 않는 선수들, 모든 여자축구 선수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직후 지소연은 KTX편으로 목포축구센터를 향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파주NFC로 이동해 훈련을 이어간 후 2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입성한다. 5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각) 인도전을 시작으로 7일 오후 3시30분 북한, 9일 오후 7시30분 홍콩, 11일 오후 6시30분 우즈베키스탄과 이틀 간격으로 맞붙는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지.

▶영국에서 선수들과 자주 연락했다. 다른 소집때보다 긴장감 있고 분위기가 좋다.

-북한전 역대전적이 1무8패다. 최근에는 거의 한골차로 근소하게 졌다. 그 차이는 뭐였을까.

▶마지막 집중력의 차이다. 후반에 체력이 떨어졌다. 계속 역습으로 밀어붙일 때 고비를 넘겼다면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었다. 인천아시안게임때도 그랬다.

-실제로 붙어본 북한은 '해볼만 하다'인가, '너무 잘한다'인가?

▶솔직히 잘하는 것은 모르겠다. 일본은 잘한다는 느낌이 있다. 이번에도 마지막 체력, 마지막 정신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북한과 붙어오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다 대표팀에 오면 부담감 때문에 부진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본인 생각은?

▶대표팀에서 내가 그렇게 부진했나?(웃음) 솔직히 최근 월드컵, 올림픽 예선전 빼고는 A매치 경기수나 골수를 봐도 부진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팬 분들이 최근에 중계를 통해 보신 경기가 월드컵, 올림픽 예선전뿐이어서… 그때 부진했던 것은 인정한다.

-39호골에서 40호골까지 시간이 걸렸다. 키프러스컵에서 40-41호골을 넣었다. '아홉수'를 넘었다.

▶키프러스컵에서 부담감을 내려놨다.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몸 상태도 좋다. 평양에서도 매경기 공격포인트를 쌓기 위해 노력하겠다. 북한전에 여자축구 사활이 걸렸다.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

-아시안컵 본선을 못가면 2019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하다. 북한전은 어찌 보면 '벼랑끝 승부'다. 각오는?

▶제 머릿속은 오직 4월7일 북한전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어느쪽이 더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더 떨어질 데가 없다. 모두 알고 있다. 평양에 가지 않는 선수들, 모든 여자축구선수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응원해야 한다.

-'절친 수비수' 김혜리가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났는데.

▶혜리가 최근 몸이 정말 좋았다. 부상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평양에서 친구 몫까지 열심히 뛰겠다.

-웸블리경기장, FA컵 결승전에서 3만 관중앞에서 결승골을 넣은 적이 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일방적인 응원에 대한 대비는?

▶저희 여자선수들은 많은 관중속에서 경기해본 당황스러울 것같기도 하다. 웸블리에서 나는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어느정도로 긴장을 안하느냐가 중요할 것같다. 그것이 경기 결과를 좌우할 것같다.

-북한전을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홈팀 북한이 오히려 더 부담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북한은 홈에서 하는 경기이고, 강한 팀을 만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북한이 더 당황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만 잘 준비해서 가겠다.

◇여자축구대표팀 2018년 아시안컵 예선 소집 명단(23명)

▶GK=김정미(33·인천현대제철) 강가애(27·구미스포츠토토) 민유경(22·수원FMC)

▶DF=임선주(27) 김도연 (29·이상 인천현대제철) 신담영(24) 이은미(29·이상 수원FMC) 홍혜지(21·고베아이낙·일본) 서현숙(25·이천대교)

▶MF=장슬기(23) 이민아(26) 조소현(29) 이영주(25·이상 인천현대제철) 여민지(23) 이소담(23· 이상 구미스포츠토토) 문미라(25) 권은솜(27·이상 이천대교) 강유미(26·화천KSPO)

▶FW=지소연(26·첼시레이디스·잉글랜드) 이금민(23·서울시청) 정설빈(27) 전가을(29·이상 인천현대제철) 유영아(29·구미스포츠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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