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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선수는 누구야?"
'미완의 대기.' 여봉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다. 터질 듯 터지지 않았던 유망주였다. 안동중-안동고를 거친 여봉훈은 2014년 스페인 2부 리그 알코르콘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청운의 꿈을 품었다. 하지만 벽이 높았다. 자리를 잡지 못한 여봉훈은 시즌 도중 3부 리그 마리노 데 루안코로 임대를 갔다. 그리고 2015년 포르투갈 리그 질 비센테로 둥지를 옮겼다.
포르투갈에선 착실히 성장했다. 2015년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준비하던 U-23 대표팀에 승선했다. 당시 사령탑이던 신태용 현 U-20 대표팀 감독은 여봉훈의 활동량과 멀티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이 때 여봉훈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한국 무대에서 내 기량을 입증해보자.' 여봉훈은 K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녹록지 않았다. 복수의 K리그 구단에 자신을 어필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K리그 무대 경험이 없고 해외서도 특별히 보여준 것 없다는 게 이유였다.
여봉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간절함이 통했다. 광주의 품에 안겼다. "K리그에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연착륙했다. 폭 넓은 활동량, 몸을 사리지 않는 태클, 정확도 높은 패스로 광주 중원에 힘을 불어 넣었다. 여봉훈은 지난달 19일 서울 원정(1대2 광주 패)에서 전반 5분 조주영의 선제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의욕이 과했던 탓일까. 여봉훈은 지난 2일 제주 원정에서 경고 2장으로 퇴장을 당하며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주눅 들지 않았다. 더 자신감있게 플레이 했다. 그리고 30일 전북전. 여봉훈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여봉훈은 선제 결승골을 포함, 90분 풀타임을 누비며 승리를 견인했다.
광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