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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종(윗줄 오른쪽)이 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부산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10라운드 하프타임 도중 열린 자신의 200경기 출전 기념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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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종 선수 200경기 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일 창원축구센터를 찾은 K리그 관계자들에게 배기종(34·경남)의 아내가 전한 인사다.
K리거라는 타이틀이 출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치열한 내부경쟁과 피나는 노력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지난 2006년 사실상 연습생 신분이나 다름없는 연봉 1200만원의 '번외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해 12시즌 동안 착실히 뛰어온 배기종에게 프로통산 200경기 출전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부천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9라운드에서 극적 동점골로 200경기 출전 달성을 자축했던 배기종은 3일 부산전에서도 결승포를 터뜨리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경기 후 만난 배기종은 후배 박명수에게 결승골의 공을 돌렸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하더니 크로스를 올리는 상황이었다. 모두 뒤쪽에 있고 나만 파고드는 상황이었다. 발만 갖다대면 골이 들어가는 상황이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웃음)."
경남 구단은 부산전에서 배기종의 2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가졌다. 배기종의 아내와 두 자녀도 함께 자리했다. 부산전 결승골은 200경기 자축포이자 가족, 팀에 최고의 선물이 됐다. 배기종은 "사실 200경기 출던 달성이 좀 오래 걸렸다. 부상이나 힘든 시기가 길었다. 그래서 지금이 너무 좋다"며 "사실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아온 게 오늘이 처음이었다. 아이들에게서 꽃다발을 받을 때는 울컥하더라"고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가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경남에 입단한 배기종은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 얻은 '캡틴'의 자리는 아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최재수 조병국 등 베테랑들의 부상이 많은 상황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배기종은)풍부한 경험이나 기량 뿐만 아니라 매 경기를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배기종은 "프로 인생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처음에는 부담이 굉장히 컸는테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주장 역할이) 딱히 힘든 게 없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고 선후배들의 관계도 가족, 친구 같이 허물이 없다"고 경남의 무패 상승세 비결을 짚었다.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된 만큼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기종은 담담했다. "아직까지 내가 뭔가 욕심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그럴 수 있는 게 프로의 세계다. 지금은 그저 매 경기를 즐기고 도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경남의 클래식 승격이 최우선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시절 이후 상과는 연이 닿지 않았는데 도움왕 타이틀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슈퍼루키', '최신기종' 등으로 불리우던 시절은 추억이 됐다. 하지만 12시즌 동안 그가 걸어온 발걸음이 헛되지 않았음은 기록으로 증명되고 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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