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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술위에서 정리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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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축구인들은 이구동성 "이 부회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지난 1년간 대표팀이 위기론에 휩싸일 때마다 책임을 통감했다. 두어 차례 사의도 표했다. 지난 3월, 최종예선 6차전 중국 원정 0대1 충격패에 이어 7차전 시리아전에서 졸전 끝에 1대0으로 신승한 후, 사의를 표명했지만 반려됐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도 논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공항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언급한 직후 '이용수 사퇴' 뉴스가 흘러나왔다. 이 부회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만 했는데 어디서 '사퇴'라는 말이 튀어나왔는지…"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오늘은 '사퇴'라는 말을 안 쓰고 싶어서 '변화'라고 했다. 내일 기술위에서 정리하려고 했는데…"라고 했다.
마음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실 '변화'를 준다는 이야기는…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사퇴 밖에는…." 슈틸리케호의 승패에 따라 일희일비했던 2년 9개월, 한쪽 가슴에 늘 사표를 품고 다닌 사람처럼 초연했다.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에 대한 전략, 승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기술위원장은 1-2-3차 예선부터 최종예선, 월드컵 진출까지 큰 그림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책임은 당연히 위원장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 코치가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새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모든 것은 기술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 걸 책임 지라고 위원장 하는 거다. 부귀영화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 부회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운명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동반 사임이 유력하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