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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즌째 꾸준, '여름 데얀'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8-07 18:28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인천의 경기가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헤트트릭을 기록한 FC서울 데얀이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9.

서른여섯, 베테랑 스트라이커의 득점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

FC서울의 '레전드' 데얀의 발끝이 폭염 만큼 뜨겁다. 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구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16호골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골. 특히 그는 7~8월 치른 7경기에서 골을 몰아넣으며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데얀은 지난달 19일 펼쳐진 인천과의 맞대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9시즌째 꾸준한 '여름 데얀'

희한하다. 노장이라 체력이 딸릴만 한데 여름에 유독 강하다. 사실 이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데얀은 2007년부터 9시즌 동안 넣은 170골 가운데 59골을 7~8월에 기록했다. 두 달에 기록한 득점이 전체 35%에 달한다. 2016시즌에는 7~8월 득점 비율이 53.8%에 이르기도 했다.

스트라이커 출신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선수마다 특징이 있다. 데얀은 더위에 강한 스타일인 것 같다. 좁은 공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공격수가 있는가하면 추위에 강한 스트라이커도 있다. 이 특징은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힌트는 있다. 고정운 SPOTV 해설위원은 "선수들은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 '홈 어드벤티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편하게 느끼는 기후가 있다"고 말했다. 데얀의 고향인 몬테네그로는 여름이 길다. 여름 평균 기온이 28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7~8월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데얀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낄 수 있다.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인천의 경기가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FC서울 데얀이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9.
▶보양식 없어도... 철저한 자기 관리

'여름 데얀'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꾸준함 덕분이다. '여름 데얀'은 9시즌째 계속되고 있다. 데얀은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했던 두 시즌을 제외하곤 2007년부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2011년부터 3연속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데얀은 몸 관리를 위해 커피부터 식단까지 꼼꼼히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보양식은 없지만, 최상의 경기력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조절한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체력 훈련량도 늘렸다. 데얀은 "여름 보양식은 따로 없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 피지컬이 좋은 한국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니 웨이트트레이닝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철봉, 코어운동 등 기본적인 훈련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골 욕심? 경험도 쌓았다!

스트라이커에게 득점 욕심은 빼 놓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욕심 없이는 득점할 수 없다. 데얀도 변함없이 '골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내가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FC서울 선수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동료 윤일록 역시 "데얀의 축구 열정은 여전하다. 골 욕심도 대단하다. 슈퍼리그에 다녀오기 전이나 후나 똑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데얀의 매직 골 행진의 비결은 욕심. 거기에 하나를 더 보탰다. 경험이다. 세월의 흐름을 통해 쌓은 경험을 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데얀은 "나이가 들고, 날씨가 더워질수록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득점 기회를 만들고, 골을 넣는다"고 털어놓았다.

데얀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또 한 번 득점 사냥에 나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데얀 K리그 월별 득점 분포도(8월8일 현재)

=2월=1골

=3월=12골

=4월=24골

=5월=26골

=6월=8골

=7월=33골

=8월=26골

=9월=16골

=10월=6골

=11월=15골

=12월=3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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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170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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