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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란을 만난다.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한판이다.
최근 맞대결에서도 4연패 중이다. 한국이 이란 상대 A매치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건 2011년 1월 22일 아시안컵 8강전이었다.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2014년 한 차례 친선경기, 그리고 이번 최종예선 원정 맞대결까지 4차례 연속 0대1 패배를 당하고 있다. 4번 패배 중 3번이 테헤란(아자디스타디움) 원정이었다. 나머지 한번은 울산 홈에서 당했다.
한국 축구는 유독 이란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A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최강희 감독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테헤란 원정은 웬만해선 이기기 힘든 곳이다. 고지대이기도 하고, 또 그쪽 경기장 분위기에 우리 선수들이 집중하기 힘들다. 이번 경기는 우리 홈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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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태용 감독이 뽑은 태극전사 26인 중에서 유일하게 베테랑 이동국이 역대 이란전에서 골맛을 봤다. 옛 경험이기는 하지만 2000년 10월 아시안컵 이란전(2대1) 결승골과 2004년 7월 아시안컵 이란전(3대4 패) 추가골이다. 신태용 감독도 선수 시절이었던 1996년 아시안컵 이란전서 골맛을 봤다. 당시 2대6으로 대패한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달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이란전에서 경기 내용 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축구의 사활이 걸려 있다. 내게도 운명이 걸려 있다"고 배수지진의 각오를 밝혔다.
게임 구상은 이미 끝낸 상황이다. 그는 "그라운드 11명 외 26명 모두가 90분 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아기자기한 게 아니라 이란 보다 2~3걸음 더 뛰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무조건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이게 한국 축구 아니냐'는 느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조금만 손보면 이란을 잡을 수 있다. 우리 코칭스태프와 머리를 맞대서 해낼 것이다. 계속 분석하고 공유하고 있다. 상대를 깨부수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