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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경기를 지배했다.
'잘 나가는' 제주와 '벼랑 끝' 광주. 상반된 분위기의 두 팀이었다. 이날 제주 서귀포엔 많은 비가 내렸다. 치열한 '우중혈투'가 펼쳐졌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생긴 듯, 무섭게 퍼붓는 비로 경기 초반 양 팀 모두 많은 패스미스를 범했다. 그라운드에 물이 고여 패스가 제대로 뻗어가지 못했다. 선수들도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세밀한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 두 팀은 위협적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중원 공방만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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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15분 김민혁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완델손이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1-1.
기술과 전술이 실종됐다. 몸싸움과 질주로 채워진 경기. 선수들의 발끝을 떠난 공은 변화무쌍했다. 쭉 뻗는 듯 나가다 멈췄다. 선수들의 발걸음도 방향을 잃었다. 이리저리 춤췄다.
양 팀 사령탑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조 감독은 후반 33분 멘디를, 김 감독은 후반 34분 조주영 카드를 꺼냈다.
정신 없이 흘러간 시간. 경기 막판 폭우의 기세는 잠잠해졌으나 온 그라운드를 뒤덮은 물웅덩이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흐르는 공을 쥐고 놓지 않았다. 그야말로 '뻥 축구의 향연'이었다. 90분이 지났다. 폭우가 지배했던 제주-광주전은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서귀포=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