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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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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지속가능한 발전, 그 뿌리는 '사람과 행정력'이다.
1983년 한국에 프로축구리그가 출범한 이래 34년이 지났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하지만 K리그 현주소는 씁쓸하다.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나가지 못했다. 적자 투성이의 구단 살림, 줄어드는 팬들의 발길과 관심. '위기' 꼬리표는 서글픈 K리그의 자화상이었다.
"사람이 없다." K리그 현장에서 오랜 시간 들려온 한탄이다. 프로축구라는 도화지 위에 밑그림, 채색을 할 인물이 없다는 소리다. 이제 붓 좀 쥘 만 하다 싶으면 내외부적 요인으로 팀을 떠난다. 체계가 잡혀있지 않기에 '붓 쥐는 법'은 후임자에 전해지지 못한다. 아예 붓을 쥘 의지조차 없는 후임도 있게 마련이었다. 이런 일들이 K리그엔 너무나도 많았다.
어디부터 꼬여버린 걸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프로연맹)의 고심은 그 매듭에서 출발했다. 너무 복잡하게, 또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축구도, 마케팅도, 살림도 모두 사람이 하는 것. 프로연맹은 '사람이 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건 바로 '행정력'이었다.
사람과 행정력에 초점을 맞춘 K리그의 '백년대계.' 프로연맹은 2013년 K리그의 10년 비전 'BEYOND11'을 수립했다. 2022년까지 프로축구 기반 일자리 1만개 창출, 스포츠 행정 전문인력 1000명 육성이 골자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행정력과 전문인력 양성에 달렸다는 공감대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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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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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목표를 세우는 건 쉽다. 중요한 건 실천이다. 프로연맹은 직군·직무별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짰다. 총 9개 과정. 축구 및 스포츠산업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교육 프로그램인 축구산업 아카데미부터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장, 단장급을 대상으로 한 CEO과정까지, 프로연맹의 커리큘럼엔 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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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굵직한 성과도 있다. 지난해 4월 프로연맹 아카데미 CEO과정을 통해 독일에 방문한 K리그 사장단은 분데스리가에서 시행중인 '유소년 클럽 평가 인증제'를 국내에도 도입키로 했다. 한국형 유소년 클럽 평가 인증제의 탄생, 그 이름은 'K리그 유스 트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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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경기장 잔디 및 시설 운영 문제 해결을 위한 접점도 키워가고 있다. 프로연맹은 K리그 잔디와 시설 운영 및 관리를 지자체가 담당한다는 점을 고려, 지자체와 구단 관계자가 함께 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적의 시설을 위한 지자체-구단 협력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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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프로연맹은 축구 행정인력 양성을 위한 축구산업 아카데미를 설립, 1기부터 7기까지 총 262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손에 쥔 수료생 중 약 30%는 프로연맹과 K리그 각 구단을 비롯해 협회, 산하 연맹, 스포츠 미디어, 기타 축구 및 스포츠 관련 직종에 진출했다. 프로연맹은 현재 8기 교육을 진행중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K리그 아카데미는 프로축구의 행정 전문성을 강화해 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K리그 아카데미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리그를 향한 프로연맹의 발걸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왕도'는 없다. 그러나 '정도'는 있다. 사람과 행정력을 키워야 리그가 산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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