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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에 깜짝 선임된 '아시아축구의 별' 박지성(36)이 다음달 3일 귀국해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돌입한다.
박 본부장은 월드컵 조 추첨식을 마친 직후인 3일 귀국한다. 이어 향후 유스전략본부가 해야 할 업무 파악에 나선다.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이이 가장 먼저 손을 댈 부분은 과연 어디일까. 그 동안 협회가 유소년 부문에서 가장 골머리를 썩었던 것이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 개편이었다. 협회는 지난 2014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소년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골든 에이지'는 기술 습득이 용이한 8~15세 연령대를 지칭하는 말로 협회는 '기본에 충실한 창의와 도전'이라는 철학 하에 11~15세 연령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비전 해트트릭 2033'의 5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축구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또 학원축구와도 마찰이 생겼다. 세계에서 몇 안되는 학원축구와 클럽축구가 공존하는 한국 시스템이 문제를 가중시켰다. 선수들의 기술 향상도 중요하지만 성적을 내야 하는 학원축구에선 정기적으로 주중에 주축 선수를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에서 뽑아가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협회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골든 에이지가 독일·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축구 강국의 유소년 육성 정책을 한국형으로 변형시켜 진행했음에도 한국축구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 개선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차피 실효성이 떨어지는 엘리트 선수들의 주중 차출을 최대한 줄이고 시즌이 끝난 뒤 몇 차례 나눠 소집하자는 보완책을 세워놓긴 했다.
결국 박 본부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학원축구와 클럽축구의 조화다. 박 본부장이 유소년 시절 축구를 할 때와 환경이 바뀐 부분이 분명 존재하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취지로 내건 교육부 등 정부기간과의 유연한 관계 형성도 박 본부장이 해야 할 역할이다.
현역 시절 일본, 네덜란드, 잉글랜드에서 보고 배운 유스시스템을 한국 축구에 녹이기 위해선 반드시 잔뜩 화가 나 있는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행정과 현장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묘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