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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스타는 스타다.
그 중에서도 이승우는 가장 돋보였다.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승우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신태용 감독은 "내 머릿속에서 무엇을 그리는지 알고 공을 차는 것 같았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선배들도 칭찬릴레이에 나섰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다른분들도 이승우의 활약을 봤고 환호했을 것이다. 승우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손흥민(토트넘)도 "나도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기억이 난다. 승우가 첫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했다.
분명 A매치 데뷔전임을 감안하면 칭찬을 받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그만의 축구 센스는 여전했고, 기술 역시 성인 레벨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두세차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는 명불허전이었다. 이탈리아 진출 후 몸싸움과 저돌성도 향상된 모습이었다. 많은 축구팬이 꿈꾼 손흥민-황희찬(잘츠부르크)과의 황금 트리오 구축에 대한 희망을 줬다.
경기력 역시 개선해야할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승우는 이날 4-4-2의 왼쪽 미드필더로 뛰었다. 과거 이승우가 활약하던 스리톱의 왼쪽과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 신태용식 4-4-2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공격시에는 좁혀서 볼을 공급하고, 필요하면 골을 위해 침투도 해야한다. 수비시에는 넓게 벌려서서 자기 공간을 커버해야 한다. 이승우는 그만의 센스로 후반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이재성(전북) 혹은 권창훈(디종)의 역할을 맡기에는 전술 소화능력이 떨어졌다. 패스 미스가 많았고, 볼을 전개시키는 방향 역시 한정적이었다. 수비시 포지셔닝에도 문제가 있었다.
물론 첫 경기인만큼 가혹한 평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단순히 한국축구의 미래를, 세대교체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다. 주축들이 쓰러진만큼 당장 월드컵에서 뛸, 통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 이승우 역시 그 시험대에 있다. 스웨덴전의 조커,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전술적으로 더 녹아들어야 하고,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온두라스전에서 그 가능성을 보였지만, 더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아직 이승우에 대한 찬사는 이르다.
대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