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외국인선수였다.
'외인 영입은 한해 농사의 절반'이라는 격언은 올해도 유효했다. 각 팀은 외인의 활약에 희비가 엇갈렸다. 우승을 거머쥔 '절대 1강' 전북에는 로페즈와 아드리아노가 있었다. 티아고의 활약이 아쉬웠지만, 로페즈는 시즌 내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줬고, 아드리아노도 고비마다 득점포를 터뜨렸다.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경남은 외국인선수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한명 성공시키기도 어려운 외인 4명을 모두 성공시켰다. 득점왕이 유력한 말컹은 설명이 필요없고, 네게바, 파울링요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아시아쿼터 쿠니모토도 공격진에 힘을 더했다. 울산 역시 올 해 영입한 주니오, 막스의 활약에 힘입어 강력함을 되찾았다.
3년만에 상위스플릿에 진출한 포항도 모처럼 외인으로 재미를 봤다. 전반기에는 레오가말류가 터졌고, 후반기에는 떼이세이라가 제몫을 했다. 채프먼은 시즌 내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위그룹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 외국인선수의 부상과 부진으로 가라앉았던 대구는 여름이적시장에서 에드가를 영입하며 거짓말 같은 반등에 성공했다. 강원은 아쉽게 상위스플릿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제리치라는 장신 외인을 앞세워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지었다. 인천도 무고사, 아길라르 두 막강 외인을 앞세워 잔류의 시동을 걸었다.
반면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한 팀들은 어김없이 외인들이 부진했다. 서울이 대표적이다. 안델손, 에반드로, 코바, 마티치 등 데려온 선수들이 모두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선수들의 부진 속 득점력이 반감된 서울은 사상 첫 하위스플릿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 역시 외인의 부진 속 부침을 겪었다. 외인 영입에 있어 최고라는 제주는 찌아구와 호벨손을 데려왔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가까스로 상위스플릿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전남도 마쎄도, 완델손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강등의 위기에 몰렸다.
외인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준급 국내선수들이 모두 해외로 떠나고, 그나마 남은 국내선수들은 높은 이적료로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 울산 정도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들의 수준은 비슷해졌다. 결국 각 팀들이 전력 향상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외인이다. 때문에 각 팀들은 일찌감치 외인 영입전에 나섰다. 빨리 좋은 선수를 선점한 후 훈련을 일찌감치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말컹의 이탈이 유력한 경남은 유럽, 남미를 오가며 외인을 찾고 있고, 절치부심을 노리는 서울 역시 물밑에서 작업을 펼치고 있다.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노리고 있는 제주 역시 수준급 외인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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