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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좀 해야 한다."
잘못을 지적할 땐 따끔하고, 특유의 농담과 너스레는 21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8라운드를 앞두고 빛을 발했다.
이날 선발 엔트리에는 올시즌 첫 선발로 양한빈 골키퍼가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리그 최소실점을 이끌어왔던 유상훈이 대기로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딱 잘라 말했다. "상훈이는 반성을 좀 해야 한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강원과의 FA컵 32강전(2대3 패)을 떠올렸다. 유상훈이 어이없는 실점 실수를 한 것이 여전히 뼈아팠다. "FA컵은 서울이 올시즌 최우선으로 추구하던 목표였는데 허망하게 날렸다."
FA컵 강원전을 떠올리니 잠깐 삭였던 분이 또다시 떠오르는 모양이다. 흥분 지수가 올라가면서도 특유의 우스개 화법으로 순화시켰다.
'분을 삭이기 위해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선수들 얼굴을 아예 보지 않았다. 얼굴 마주치면 '레이저(눈빛)'을 발사하게 될 것 같아서…"라며 "어휴∼, 이 녀석들을 그냥. 경기를 그렇게 하다니…, 그날 경기 끝나고 라커룸에서 '큰일'이 있었다. 1년에 몇 번 나오는 연례행사 같은 것인데 그날 터졌다"며 웃었다.
그가 말하는 '큰일'은 선수들에게 호되게 야단치는 일을 말한다. 최 감독이 화가 났을 땐 누구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무섭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은 이날 승리할 경우 리그 1위를 탈환하게 된다. 시즌 초반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1위의 소망도 재치있는 화법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 때(5라운드)는 잠깐 올라갔다 내려왔다. 우리가 앞 시간 경기여서 1위로 올라갔는데 뒤이어 경기를 치른 울산이 다시 올라오면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실 (1위를 했다는 것에)깜짝 놀랐다."
최 감독은 "이날 승리하면 리그 3연승과 함께 1위를 탈환한다. 9라운드 경기가 1주일 뒤에 있으니 상당 기간 1위 자리를 누릴 수 있다"며 "FA컵은 빨리 잊고 긍정적인 면을 마음에 품고 뛰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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