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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팀들의 '경계대상'으로 부상, 성남의 조용한 전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16:48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언더독' 성남FC가 어느 틈에 상위권 팀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시즌 개막 시점까지만 해도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상위권 도약을 호시탐탐 노리는 다크호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성남은 지난 27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승리의 꿈이 무산된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승점 1점을 챙긴 덕분에 손해는 모면할 수 있었다. 이날 무승부로 성남은 9라운드를 마친 현재 리그 단독 6위(3승3무3패, 승점 12)를 마크하고 있다. 5위 상주, 7위 강원과 각각 2점차 간격을 유지했다.

비록 이날 승리는 무산됐지만, 최근 성남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1~4라운드까지는 1승 3패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5라운드부터 5경 연속 무패(무-무-승-승-무)를 기록하며 승점 9점을 꾸준히 추가했다. 남기일 감독의 저돌적인 축구가 점점 더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다. 연제운과 임채민을 중심으로 한 포백 수비라인이 굳건하고, 비록 B형 독감으로 9라운드 인천전에 못나왔지만 외국인 선수 마티아스와 에델도 공격에서 좋은 위력을 보여 줘왔다.

때문에 10라운드에 마티아스와 에델이 돌아오면 성남의 공격력이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다른 팀, 특히 성남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상위권 팀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었다. 바로 지난 29일 경기도 용인 코리아CC에서 열린 '2019 축구인 골프대회' 현장이었다. 모처럼 승부의 압박감을 내려놓은 남 감독은 이날 필드에서 울산 김도훈 감독 등 축구인들과 골프로 우의를 다졌다.

그런데 라운딩 도중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다음 홀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던 남 감독의 옆으로 어디선가 날아온 골프공이 지나쳐간 것. 남 감독과 동반인들 모두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이 공은 전북 김상식 코치가 직전 홀에서 잘못 친 공이었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성남은 10라운드 맞 대결 상대. 남 감독은 농담조로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절묘하다"며 웃어 넘겼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도훈 감독이 "다음 라운드에서 전북이 성남을 만난다고 견제하는 것 아니냐"며 역시 농담으로 받아 쳤다.

단순한 에피소드였지만, 전북이나 울산 등 선두권 팀이 현재 성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도 있는 장면이다.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착실하게 승점을 쌓아가고 있는 성남의 전력을 만만히 보고 있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울산은 8라운드에서 0대1로 성남에 패한 적도 있다.

이제 성남은 10라운드에 리그 1위 전북을 상대한 뒤에 곧바로 11라운드에는 5위 상주와 만난다. 윗 순위 팀과의 연속 대결에서 과연 성남이 무패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0~11라운드에서도 무패 행진이 계속 된다면 성남은 더 이상 '다크호스'나 '언더독'이 아닌 확실한 상위권 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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