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98년생 이상헌' 이근호X윤빛가람X조현우가 찍었다![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4-09 05:30


울산 현대 팀 훈련이 끝난 후 나홀로 프리킥 개인훈련을 이어가던 1998년생 공격수 이상헌이 휴식중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려보였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이상헌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선수가 혼자 운동장에 남아 프리킥 연습 중이네요."

훈련 직후 하기로 했던 인터뷰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울산 현대 홍보팀 직원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2020시즌 울산 유스 출신 22세 이하(U-22) 에이스 이상헌(22)은 울산의 눈부신 국대 선배들이 이구동성 '강추'하는 선수다. '월드컵 골키퍼' 조현우는 올시즌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망설임 없이 "이상헌"을 지목했다. 세상의 모든 슈팅을 막아서는 '빛현우'가 "슈팅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공인한 선수다. '패스마스터' 윤빛가람 역시 "저돌적인 드리블이 좋다. 슛 감각도 뛰어나고 센스도 좋다"고 칭찬했다. '백전노장' 이근호는 아예 '될 성부른 후배' 이상헌의 히스토리를 꿰뚫고 있었다. "상헌이가 전남에 임대 가서 좋은 활약을 하고 복귀해 작년에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부상을 했다. 복귀해서 좋아지려는 순간 잔부상으로 고생했다. 작년에 부침이 많았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간절할 것"이라고 봤다. "공격 진영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이 상헌이의 대표적 장점이다. 직선적이면서도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다.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는 슈팅 능력까지 고루 갖췄다. 실력과 인성 모두 훌륭한 친구"라고 극찬했다. 개인 훈련을 마무리한 이상헌에게 국대 선배들의 '칭찬 릴레이'를 귀띔했더니 그저 웃는다. "감사합니다. 더 잘하라는 격려의 뜻이겠죠."


이근호의 전언대로 어느새 프로 4년차가 된 1998년생 공격수 이상헌은 올시즌 누구보다 절실하다. U-22 의무출전 규정의 수혜를 입는 마지막해,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영건'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할 시간이다. 2018시즌 유상철 감독이 이끌던 전남에 임대 가 21경기 5골2도움의 불꽃같은 활약을 펼쳤다. 친정 울산전에서 회심의 골을 터뜨리며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유상철 감독님은 내게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 도전적 플레이와 자신감을 심어준 정말 감사한 분"이라고 했다. 프로 3년차, 자신감을 장착한 채 돌아온 지난해, 피로골절로 고전했고, 울산 선발 데뷔전인 경남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부활했지만 다시 무릎 내측인대, 발목 부상 등 악령에 시달렸다. 5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프로로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 새시즌 목말랐던 그라운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간절하게 뛰고 또 뛸 각오다. "한발 더 뛰어야 한다. 훈련장에서 김도훈 감독님이 언제나 전진 드리블을 통한 도전적인 공격을 요구하신다. 끝까지 이겨내는 투쟁적인 부분, 승부욕도 강조하신다"고 했다.



주니오와 이상헌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경북 경산이 집인 이상헌은 지난 1월 태국 동계훈련에서 돌아온 후 3개월째 집에 가지 못했다. 100일 가까이 울산 클럽하우스와 훈련장만 오가며 오직 훈련뿐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집에 못가니까, 가족이 보고 싶을 때마다, 힘들 때마다 운동을 좀더 하려고 한다"고 했다. "작년에 부상으로 증명하지 못한 부분을 올해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눈을 빛냈다.

사상 유례없이 긴 프리시즌, 이상헌은 지루할 틈이 없다. 'TV로 보던 형'들과 발 맞추며 배움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자체경기도 너무너무 재미있다. 초등학교 때 TV로 보던 (이)청용이형과 같이 뛰게 되다니 영광스럽다. 청용이형의 탁월한 드리블 능력과 패스, (윤빛)가람이형의 아기자기한 플레이와 뒷공간 패스, (고)명진이형의 슈팅력과 킬패스 등…, 깜짝 놀랄 장면들이 나온다. 잘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

2020년은 이 또래 선수들에게 이래저래 간절한 한해다. 이상헌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2016년 수원컨티넨탈컵 우승, 2017년 아디다스 4개국 축구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2017년 U-20월드컵 16강 포르투갈전에서 골맛도 봤다. 내년 여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은 1998년생들에게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의 무대다. U-22 영플레이어상 역시 노려볼 만하다. 이상헌은 프로 4년차지만 첫시즌 출전기록이 없어 3년차까지 해당되는 영플레이어상 도전 자격이 유효하다.

그러나 이상헌은 개인적 목표는 모두 뒤로 미뤘다. "개인적인 목표는 생각도, 언급도 안하고 있다. 팀이 잘돼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뿐"이라고 했다. "오직 팀 우승만 바라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1골차로 14년만의 우승을 놓친 지난 시즌의 쓰라린 기억을 곱씹었다. "작년은 팀적으로 슬픈 시즌이었다. 올해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팬들과 꼭 같이 웃을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올시즌 개인 목표를 물을 때마다 "팀 우승!"을 외치는 실력 좋고 인성 좋은 국대 선배들과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은 답을 내놨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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