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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GK 안양 정민기의 선방, 전남의 폭격을 막아 세웠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7-12 21:0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안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집중해, 집중!"

12일, FC안양과 전남 드래곤즈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0라운드 대결이 열린 안양종합운동장. 억세게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양의 골키퍼 정민기의 절규였다.

1996년생 정민기는 이날 올 시즌 다섯 번째 기회를 잡았다. 지난 2018년 프로 입문 뒤 치르는 11번째 경기였다. 제경고와 중앙대를 거쳐 안양에 입단한 정민기는 미래 자원으로 꼽혔다. 큰 키(1m90)에 순발력을 바탕으로 19세 이하 대표를 거친 바 있다. 하지만 프로의 문은 높았다. 정민기는 그라운드보다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기다림 끝에 올 시즌 기회를 잡았다. 김형열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회를 부여한 것. 정민기는 '베테랑' 양동원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정민기를 투입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기회를 잡은 만큼 실력을 입증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안양은 앞선 9경기에서 1승3무5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안양은 지난 5월 27일 서울 이랜드전(2대0) 이후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벼랑 끝 상황,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10라운드 상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최근 상승 가도에 들어선 전남과의 격돌이었다. 전남은 최근 분위기를 탔다. 여름 이적 시장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남은 최근 외국인 수비수 올렉 조티프(우즈베키스탄), 장신 공격수 쥴리안(노르웨이), 김현욱 임찬울 김한길 등을 품에 안았다. K리그 9라운드와 FA컵 3라운드에서 연달아 4대0 승리를 챙기며 분위기를 탔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반등을 노리는 안양과 긍정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전남의 대결. 경기 전 예상 만큼이나 전남의 공격은 거셌다. 사이드에서 쉼 없이 몰아쳤다. 정민기가 힘을 발휘했다. 전반 28분 김현욱과 하승운의 연속 슈팅을 온 몸으로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선방을 펼치며 힘을 냈다.

정민기가 집중력을 발휘한 안양은 6경기 만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0대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값진 승점을 챙기며 9위로 뛰어올랐다. 안산 그리너스와 승점 7점으로 동률이지만, 득점에서 앞서 9위로 점프했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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