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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연속 우승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아차'하는 순간, 얕보던 상대에게 카운터 펀치를 두 방이나 맞았기 때문이다. 안간힘을 쓴 끝에 쓰러지진 않았다. 하지만 크게 반성해야 할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을 노린다면 결코 다시 나와서는 안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이는 전북의 수장인 모라이스 감독이 직접 한 말이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전반과 같은 모습이 다시는 나와선 안된다."
그러나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건 원정팀 성남이었다. 전북 선수들의 움직임은 어딘가 굼떴다. 성남의 전방 압박을 따라잡지 못하며 수비 뒷공간을 쉽게 내줬다. 결국 3분 만에 이재원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페널티박스 바깥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재원이 중앙쪽으로 이동해 슛을 날리는 동안 누구도 저지하지 못했다. 그냥 내줬다.
이때부터 전북은 계속 끌려갔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에 박태준에게 추가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0-2로 전반이 끝났다. 전북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무기력했다. 하프 타임 동안 모라이스 감독의 강한 질책이 예상됐다. 역시나 후반의 전북은 달랐다. 전반에 찾아보기 어려웠던 강렬한 투지를 다시 입고 나와 기어코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경기 뒤 모라이스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질책했다. 마치 진 경기에서의 감독 인터뷰 같았다. 그는 "전반 내내 상대에 밀렸다. 볼 점유율도 완전히 내줬고, 뛰는 양이나 투지에서도 상대에 밀렸다"며 패장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다시는 이런 모습이 나와선 안된다." 전북 선수들에게는 등골 서늘했던 하루, 과연 이 경기가 어떤 교훈을 남길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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