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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는 분명 '비정상'이었다.
백미는 이임생 감독 불발건이었다. 인천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였다. 내부 갈등은 극에 달했고, 일처리는 미숙했다. 당초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이임생 감독이 대표이사의 결정에 의해 전격적으로 물망에 올랐고, 석연찮은 결정은 비상식적인 일처리로 이어졌다. 제대로 이 감독과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채, 마무리 단계인 이사회부터 개최하는 촌극이 펼쳐졌다. 결국 세부조항에서 이견을 보인 끝, 이 감독의 인천행은 전면 백지화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 무승, 최하위는 당연한 결과였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리 없다. 그런 의미에서 조성환 감독의 선임은 중요한 포인트일지 모른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첫발이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철학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일이었다. 이 실장은 이 감독의 인천행이 불발된 밤, 조 감독과 접촉했다. 6일 새벽 1시 만나, 3시간 가까이 의견을 나눴다. 이 실장도, 조 감독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큰 틀에서 합의까지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견이 있었다. 코칭스태프 승계 문제였다.
조 감독은 본인이 원하는 코치의 동행을 강력히 요구했다. 사실상 조 감독의 유일한 요청이었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예산 대부분을 소진한 인천 입장에서 새 코치의 선임은 분명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양 측의 조율이 필요했다. 이 실장이 결단을 내렸다. 조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하고, 수뇌부를 설득했다. 결국 임중용 수석코치가 일선에서 물러나 기술이사로 보직을 바꿨고, 조 감독과 인연이 있는 최영근 코치가 부임했다.
지난 2018년 6월 이후 단 2년 사이에 인천은 4명의 감독이 오갔다. 그 사이 코칭스태프는 변화가 없었다. 임완섭 감독은 자신의 수족 없이 짧은 시간 인천을 바꾸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임 감독은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에도 자신의 축구철학을 이해시켜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 감독의 인천행이 불발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인천이 기존의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가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감독이 4명이나 바뀌는 동안 함께 선수단을 이끈 코치진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분명 '비정상'적인 행보였다.
시즌 내내 '비정상'적이던 인천, 조 감독 선임 과정에서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취임일성으로 "늦었다고 생각했을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의 말대로다. 조금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룬 것은 또 한번의 반전을 위한 소중한 시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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