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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의 배려' 경남, 잘나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8-25 05:59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경남이 제대로 분위기를 탔다.

경남은 2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6라운드에서 1대0으로 이겼다. 최근 4연승에 성공한 경남은 승점 25 고지를 밟으며 4위까지 올라섰다. 선두 수원FC와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하다. 지난 6월말부터 7월말까지 한달 동안 정규리그 6경기에서 4무2패로 부진했던 경남은 환골탈태하며, 단숨에 선두경쟁에 가세했다.

일단 경기력 자체가 좋다. 경남은 집요할 정도로 강조했던 후방 빌드업에서 탈피, 롱볼을 적절히 가미하는 축구로 상대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복잡했던 전술에서 벗어나 심플하면서도 간결한 축구를 펼치고 있다. 공수 밸런스가 갖춰지며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천전에서는 시종 상대를 몰아붙였고, 막판 정 혁의 결승골로 승리까지 거머쥐는 뒷심까지 발휘했다.

분위기도 좋다. 부천전 승리에는 '캡틴' 하성민의 숨은 배려가 있었다. 과거 매경기 라인업을 바꿨던 설기현 감독은 최근 분위기를 탄 베스트11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허리에서는 백성동-정 혁-장혁진-황일수 라인이 붙박이로 활약 중이다. 이 라인업이 고정되면서 하성민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하성민은 징계와 부상에서 돌아와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사실 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베테랑을 벤치에 앉히는 것은 썩 좋은 선택이 아니다. 게다가 하성민은 주장에, 실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설 감독도 하성민의 기용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하지만 하성민이 매듭을 풀었다. 하성민은 고민하는 설 감독을 찾아가 "신경쓰지 마세요. 현재 팀이 좋은 기세를 타고 있는 만큼 기존의 멤버들이 나가는 게 맞습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하성민의 배려 속 설 감독은 지난 연승 멤버들을 고스란히 내보냈고, 결국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하성민도 팀의 연승에 미소를 지었다. 잘 나가는 팀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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