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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격 0-0-0-0' 천하의 김도영도 이런 실수를…"어떤 영상에 눈이 팔려서, 어리석었습니다"

입력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KIA의 경기.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KIA의 경기.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대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떤 영상에 약간 눈이 팔려서, 그다음에 잠실 경기부터 무안타가 시작됐습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김도영은 갑자기 지난날의 실수를 고백했다.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쐐기 3점 홈런을 날려 6대4 승리를 이끈 뒤였다. 시즌 홈런은 벌써 19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이대로면 4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MVP 시즌이었던 2024년 홈런 38개가 커리어하이인데, 가뿐히 갈아치울 기세다.

1위도 고민은 있는 법이다. 김도영은 올해 엄청난 홈런 페이스에도 좀처럼 만족하질 못했다. 최근 부지런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타율이 2할8푼3리에 머물러 있다. KBO리그에서는 그래도 타율 3할을 넘겨야 강타자로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개막부터 꾸준히 타격 타이밍이 완벽히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김도영이라서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냈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때 김도영의 눈에 들어온 '어떤 영상'의 주인공은 일본인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였다. 무라카미는 지난달 말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엄청난 홈런 페이스를 자랑했다. 57경기에서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율 2할4푼(200타수 48안타), 41타점을 기록해 화이트삭스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고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데뷔 시즌에 보기 좋게 뒤엎었다.

김도영은 왜 갑자기 무라카미의 타격폼에 꽂혀 변화를 줬던 걸까.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김도영은 "무라카미가 너무 잘 치고 있었다. 내 생각에 무라카미의 지금 타격폼이 내 폼의 간결한 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간결하게 치기에는 내 힘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스윙의 궤도는 건드리지 않았고, 그냥 하체랑 상체에 변화를 줬다. 그런데 그게 너무 큰 도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의 내가 조금 어리석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다시 집중해서 내 폼을 다시 찾았다. 잘하니까 당연히 눈이 갈 수밖에 없었고, 계속 내 알고리즘에는 그런 선수들의 측면 영상이 뜨는데 내가 너무 감명 깊게 봐서 나는 이게 나한테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변화의 결과는 처참했다. 무려 4경기 연속 무안타였다. 지난달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변화의 시작이었는데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30일 LG전은 4타수 무안타, 31일 LG전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4타수 무안타 흐름이 이어졌다. 무려 13타수 무안타, 김도영의 야구 인생에서 이토록 안 맞은 적이 있었나 싶다.

김도영은 "무라카미의 폼을 따라 했을 때는 그냥 너무 불편했다. 온몸이 불편했다. 내가 욕심이 또 있어서 무라카미 폼으로 그래도 해보고 싶은데, 안타를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안 나오니까. 나중에는 그냥 열 받아서. 정확히 잠실 마지막 경기에서 두 타석 무안타에 그치고 그다음에 화가 나서 그때부터는 다시 내 폼으로 쳤는데 너무 편하고 공이 잘 보였다. 그래서 그 타석에서 볼넷, 다음 타석에서 볼넷을 얻고 광주로 넘어갔다"고 되돌아봤다.

이럴 때는 김도영도 영락없는 20대 초반 어린 선수다.

김도영은 "나름 깊게 생각해본 결과였는데, 나는 될 줄 알았다"는 순수한 답변과 함께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무모한 도전을 끝낸 김도영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3일 광주 롯데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6월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5홈런, 9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타이밍 자체가 본인도 조금 뭔가 안 맞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찬스에서 항상 좋은 타구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그게 (김)도영이가 가진 능력"이라고 칭찬했다.

김도영은 감독의 칭찬에 "사실 지금 중요한 순간이 나한테 많이 왔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많이 내가 걷어차 버렸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빨리 중요할 때 내가 해결하려고 생각한다"며 더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4회 3점 홈런을 날린 KIA 김도영.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9/

대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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