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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시즌 막판의 새로운 변수 '하위팀의 반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9-02 05:38


강원 선수들이 지난 30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얕보다가 큰코 다칠라.'

코로나19 사태로 축소 진행 중인 '하나 원큐 K리그 2020' 시즌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하위팀의 반란'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총 27라운드로 단축 운영되고 있다. 현재 18라운드까지 소화. 상·하위 스플릿을 결정하는 22라운드까지 각 4경기 남았다.

현재 순위 판도를 보면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양강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상위스플릿 안정권은 5위 대구FC(승점 26)까지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6위(강원FC·승점 21)부터 11위(수원 삼성·승점 17)까지는 '복마전'이다. 각 순위간 승점 차가 1∼2점밖에 나지 않아서 자고 나면 요동칠 판이다. 남은 4경기 동안 엎치락 뒤치락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피말리는 시즌이 막판으로 넘어가면서 하위팀의 반란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8라운드 총 6경기의 경우 3경기에서 하위팀의 반란이 일어났다. 시작은 지난달 29일 수원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당시 순위만 해도 수원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위협받는 11위, 부산은 무패 행진을 하며 6위 진입을 노리는 상황이었지만 수원이 3대1 승리로 이변을 연출했다.

이튿날 강원은 최강 전북과의 대결에서 종료 직전 '극장골'로 2대1 승리를 거두며 '대이변'을 연출, 울산 추격을 노리던 전북에 고춧가루를 톡톡히 뿌렸다.

'반란 릴레이'의 대미는 1부리그 승격팀 광주FC가 장식했다. 강원-전북전보다 1시간 늦은 30일 오후 8시 대구과의 원정경기를 가진 광주는 무려 6골을 폭발시키며 6대4 대승을 거뒀다. 이전 맞대결에서 대구에 2대4로 패했고, 킥오프 전까지만 해도 11위였던 광주가 4위였던 대구를 기록적인 다득점으로 누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위팀의 반란은 18라운드에서 본격화됐지만 이전 17라운드부터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17라운드서는 최하위 인천이 수원을 1대0으로 잡아 '잔류왕' 꿈을 살렸고, 부산도 상대적 강호 포항 스틸러스에 2대1 승리를 거두며 포항의 3위권 진입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처럼 하위팀의 후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은 심리-체력적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단 올 시즌 상주 상무의 특수성 때문에 하위팀의 강등 불안감이 덜하다. 상무는 올 시즌 성적과 상관없이 내년 시즌 K리그2로 가야 한다. 현재 3위(승점 31)로 상위 스플릿이 확정된 터라 나머지 12위팀만 K리그2로 강등된다. 종전 11위팀의 승강플레이오프가 없어진 것이다.

11위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인천(승점 11)이 적잖은 격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어서 나머지 하위팀들은 심리적으로 쫓길 여지가 크게 줄었다.

반면 상위팀들은 우승 경쟁,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상위 스플릿 안정권 등 신경써야 할 요소들이 많다. 쫓기는 자의 조급함, 쫓는 자의 여유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구-광주전에서 드러났듯이 체력전에서도 희비가 갈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중상위권 팀들은 각자의 올 시즌 목표가 있는 데다, 시즌 경기수가 단축된 까닭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일찌감치 전력을 쏟은 경우가 많다"면서 "장마에 이은 무더위 등 궂은 날씨가 겹치면서 체력 관리에 허점을 나타내는 팀들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1장밖에 남지 않은 상위 스플릿 티켓을 놓고 막판 경쟁은 한층 가열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하위팀의 반란'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정상 시즌이지만 그나마 흥미를 더해주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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