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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창단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낸 광주FC가 연타를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전현직 직원들의 비리는, 구단의 근간을 흔드는 차원이라 다른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광주시는 지난 8월 구단 직원 A씨의 고발을 접수해 구단 특정감사에 돌입했다. 약 4개월간 감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직원의 불법 수당 취득과 기성용(서울)의 부친 기영옥 전 광주 단장(현 부산 아이파크 대표)의 운영비 유용이 적발됐다. 기 전 단장은 운영비 3억3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뒤늦게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광주의 대표이사를 맡은 정원주 대표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기 전 단장이 사퇴한 이후 단장 없이 구단을 운영해온 광주는 순식간에 대표, 단장, 감독이 없는 상태에 놓였다. B사무국장은 현재 비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구단을 제대로 끌고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새 시즌 선수단 구성이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하다. 거취를 고민 중인 일부 선수들은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는 후문. 광주 선수를 관리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지금 분위기에서 광주 구단을 어떻게 들어가겠으며, 누구와 대화를 하겠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는 지난 2012년 단장과 감독의 '정치싸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엔 창단한지 얼마 안 된 '신생구단'의 시행착오 쯤으로 여겨졌으나, 이번엔 다르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광주축구전용구장 및 클럽하우스가 생기고 창단 첫 파이널A 그룹 진입의 성과를 냈다. 대구FC를 성공모델 삼아 달려가던 와중에 커다란 장애물과 마주했다. 지금으로선 시의 혁신안에 따라 움직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예산 감축, 선수 대거 이탈과 같은 후폭풍이 불지 않기를, 구단은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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