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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즌 초반 부상 등의 이유로 더딘 출발을 보인 백승호(23·다름슈타트)가 전반기 막바지에 이르러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 진영 좌측에서 타이밍을 뺏는 재치있는 드리블로 마크맨을 벗겨낸 뒤 문전 방향으로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다. 공은 원톱 공격수 세다르 두르순에게 정확히 '배달', 첫 골로 연결됐다.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상대진영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허문 백승호는 문전 앞 두르순의 위치를 확인한 후 공을 전달했다. 두르순은 첫 골 때와 마찬가지로 노마크 상황에서 침착하게 득점했다.
다름슈타트는 후반 31분 임마누엘 혼의 추가골을 묶어 4대0 쾌승을 따냈다. 백승호는 임무를 마치고 후반 37분 아론 세이델과 교체돼 나갔다. 38분 라스 마이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지만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경기 후 두르순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팩(백승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항상 팩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시스트 올리려면 나와 뛰어야 한다'고. 아마 그가 그 말을 진심을 받아들인 것 같다"며 웃었다.
"첫 골에는 다소 운이 따랐다"는 두르순은 두 번째 골 상황에 대해선 "공을 골대 앞으로 그렇게 패스할 수 있는 선수는 별로 없을 거다. 괜히 바르셀로나 출신이 아니다"라며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백승호의 실력을 극찬했다.
백승호는 시즌 초반 마르쿠스 안팡 새 감독 체제에서 더딘 출발을 보였다. 근육 부상까지 찾아왔다. 복귀 후 서서히 '폼'을 끌어올린 백승호는 지난달 말 브라운슈바이크와의 9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선발출전한 뒤로 퓌르트전까지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입지를 다졌다.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에 능해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안팡 감독 체제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로 중용받고 있다. 이날도 3-4-2-1 전술에서 '2'에 해당하는 왼쪽 윙어로 출전해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2017년 바르셀로나를 떠난 백승호는 스페인 클럽 지로나를 거쳐 2019년 8월 다름슈타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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