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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 신임감독"K리그 복귀는 오랜 숙제...유스 성장X리그 우승 목표"[단독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12-24 14:02


"K리그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K리그에서 지도자로 일해야 한다는 숙제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3년 7개월만에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울산 현대 구단은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의 감독 선임 사실을 알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4년 계약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김도훈 감독의 뒤를 레전드 홍명보 전무가 잇게 됐다.

선임 발표 직후 홍명보 전무는 K리그 현장 복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축구를 하면서 선수로, 지도자로 K리그, 일본, 미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했지만 K리그에서 지도자를 못해봤다. 어찌 보면 K리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마음 한구석에 당연히 해야할 숙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떤 울산은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홍 감독은 "울산은 원래 좋은 팀이다. 훌륭한 팀이다. 지금 현재 스쿼드도 좋지만 좀더 역동성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유스 시스템도 잘 돼 있다. 제가 가서 해야할 일은 울산 구단의 철학을 만들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일, 무엇보다 K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8강, 런던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신화를 함께 썼던 이청용, 김기희를 비롯 윤빛가람, 김태환 등 어느새 30대 초반이 된 제자들의 성장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스무살 때부터 데리고 있던 선수들인데 정말 훌륭한 선수로 잘 성장했다"며 미소 지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4년간 울산을 잘 이끌어준 김도훈 감독에 대한 헌사도 잊지 않았다. "김도훈 감독은 내가 아끼는 후배다. 전임감독이었던 김 감독이 못해서 내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ACL에서 우승하며 아름답게 기분 좋게 마무리한 후 내가 그 후임으로 들어가게 됐다. 더큰 책임감을 가지고 울산을 계속 좋은 팀으로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년 7개월만에 현장 복귀에 대해 "축구협회 전무로 일하면서 현장에 있을 때와 또다른 시각으로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축구를 바라보게 됐다. 못봤던 것도 봤고, 행정을 통해 배운 것도 많다. 설레기도 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팬들을 향해 "울산이 계속 리그의 강자로 살아남고, 팬들이 원하는 축구와 성적,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홍 전무는 축구협회 가족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12월31일까지 축구협회 전무로서 제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하고 새해부터 새로운 곳에서 일하게 된다. 축구협회에 들어간 지 햇수로 4년째인데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 모로 큰 도움을 주신 축구협회 임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올해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속에 급여반납 등 흔쾌히 아픔을 나눠주신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사원, 임직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4년간 보필했던 정몽규 회장에 대한 각별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정몽규 회장님께서 제게 전무로서 기회를 주시고 경험하게 해주셨다. 정 회장님께 많이 배웠고, 조직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회장님이 허락해주신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다시 하게 됐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명보 신임 감독은 2021년 1월 7일(목)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울산 감독으로서의 각오와 생각을 팬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며, 같은 날 선수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공식 행보에 나선다.1월초 소집 이후 통영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울산 현대가
'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2021시즌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24일 울산 구단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4년 계약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김도훈 감독의 뒤를 이을 홍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3년 7개월만의 현장 복귀다.

홍 신임감독은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서 한국축구를 이끌어온 전설이다. 선수로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무려 4번의 월드컵에 출전했고, 특히 한일월드컵에서 캡틴 완장을 차고 사상 첫 4강 신화를 썼다. A매치 136경기에서 10골을 기록했다. 은퇴 이후 지도자로서도 또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회자되는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 지동원 등을 이끌고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역사를 일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감독을 역임했고 2015년 1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중국 슈퍼리그(1부) 소속이던 항저우 감독으로 일했다. 이후 2017년 11월부터 그라운드 현장을 떠나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로서 협회 행정 전반을 잡음없이 공정하고 무난하게 아우르며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홍 감독은 23일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 후보등록이 마감되고, 3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이 단독으로 입후보, 사실상 3선이 확정된 사실을 확인한 후 정 회장의 재가를 받고 울산행을 확정지었다.

홍 감독은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다. 현재 울산의 주축 선수인 1988년~1990년생 이청용, 윤빛가람, 김태환, 김기희 등은 홍 전무가 U-20 대표팀, 올림픽대표팀 감독 시절 함께 했던 선수들인 만큼 장단점, 사용법을 꿰뚫고 있다. 올림픽대표팀, A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며 최고의 선수들을 '원팀'으로 이끌어온 만큼 '국대급 초호화군단' 울산 스쿼드를 이끄는 데 최적임자이며, 어린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탁월한 지도자인 만큼 이동경, 설영우로 대표되는 울산 유스들의 성장을 이끄는 데도 적합할 것이라는 평가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와 연령별대표, 해외리그 감독에 행정까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게 K리그 감독직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K리그에 감독으로 공헌할 수 있게 된 점과 그 팀이 K리그를 선도하는 울산이라는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울산이 K리그에서 성적과 팬 프렌들리 활동 등 모든 면에서 모범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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