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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전경기 출장' 올라운드 살림꾼, 김민우[인터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12-28 06:57


2020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과 대구FC의 경기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김민우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8.02/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빗셀 고베와의 202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통해 수원 삼성 '멀티맨' 김민우(30)는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2020시즌을 앞두고 기나긴 협상 끝에 수원과 사실상 종신계약을 맺은 김민우는 팀이 사정없이 흔들리는 가운데 K리그1 27경기, FA컵 2경기, 챔피언스리그 7경기 등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빠짐 없이 등판했다.

36경기 중 교체출전이 1경기(FA컵 제주전)에 그치고, 30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다. 지난시즌 K리그에서 2578분 출전한 김민우보다 더 많은 시간을 뛴 선수는 3명 뿐인데, 그 3명은 모두 골키퍼였다.

2010년 일본 사간 도스에서 프로 데뷔해 2017년 수원에 입단한 김민우는 올초 도스 복귀와 수원 잔류를 두고 고민한 끝에 수원과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었다.

김민우를 '간판'으로 여긴 구단은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맡겼다. 하지만 김민우는 '에이스'의 얼굴만 하지 않았다. 도리어 궂은 일을 도맡은 '살림꾼'에 가까웠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치고 국내에서 자가격리 중 본지와 전화 인터뷰한 김민우는 "한 시즌을 돌아보면 힘든 시기가 있었다. 몇 차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여자친구가 잘 챙겨준 덕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는 25일에 끝났다.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2020 3라운드 경기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인천 김호남이 수원 김민우의 다리를 풀어주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23/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올해 수원은 '다사다난'의 '끝판왕'이었다. 7월 이임생 전 감독이 사임하고 주승진 감독대행이 부임했다. 한때 다이렉트 강등권 바로 윗자리인 11위까지 추락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김민우는 "코로나19가 발발해서 여름 넘어갈 때쯤 시즌이 시작됐고, 감독도 여러 번 바뀌었다. 팀은 강등 위기에 직면했었다. 올해 프로 11년차인데, 이런 식으로 힘든 적이 있었나 싶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김민우는 고정 포지션없이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돌아다녔다. 말이 좋아 '멀티 플레이어'이지, 경기마다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민우는 "사실 어렵긴 하다. 팀이 잘 나가는 상태에서 포지션이 바뀌는 게 아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9월 '레전드 출신' 박건하 감독이 선임된 이후 김민우는 또 한 번 포지션이 바뀌었다. 하지만 기존 포지션 변경과는 느낌이 달랐다. 확 살아난 분위기 속에서 김민우는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그는 "박건하 감독님이 부임한 뒤 중심이 잡혔다. 훈련장에서부터 집중하게 됐다. 수원이란 팀을 잘 알고 계신 만큼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수원은 리그 마지막 6경기에서 4승(1무 1패)을 따내는 놀라운 뒷심을 통해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선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예상을 깨고 8강에 진출했다. 김민우는 16강 요코하마 마리노스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3대2 대역전승을 도왔다.

김민우는 "항상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하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힘들었다. 12월에 조금이나마 달라진 모습 보여드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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