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3일 창원의 날씨는 눈부셨다. 햇살이 너무 찬란했다. 그런데, 바람은 여전히 날카롭고 차가웠다.
그런데, 주축들이 대부분 빠졌다. 김광석(인천 이적) 하창래(군 입대)가 이탈했다. 최전방 공격수 일류첸코는 전북으로 이적. 팔로세비치도 없다. 게다가 최영준은 임대기간이 끝난 뒤 전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 요소들은 많다. 일류첸코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타쉬치. 활동력이 뛰어난 크베시치가 외국인 선수 공백을 메운다.
'척추 라인이 새롭게 구성된 만큼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측면이 강화됐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전략 전술을 구사하는 김기동 감독이 있다'는 평가로 전북과 울산의 양강구도를 더욱 거세게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3일 성균관대와 연습 경기를 마친 포항 김기동 감독과 전지훈련장 창원축구센터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
- 눈에 좀 안 좋으시다는 얘기가 있다. 외국인 선수 선발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셔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는데.
▶많이 본 것은 사실인데, 눈에 좀 이상이 생겼다. 안압이 높고 충혈이 많이 된다. 하지만 영상만 많이 봐서 그런 것은 아니다.(웃음)
- 새 외국인 선수 타시치가 전북으로 간 일류첸코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얘기하시는데.
▶스태프들과 같이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게 박스에 정체된 스트라이커는 우리 팀에게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수비적 부분도 그렇다. 타시치는 연계 플레이와 거기에 따른 기술이 있다. 일류첸코를 영입하긴 전 원래 고려했던 선수였다. 당시 사정이 생겨서 데려오지 못했고 일류첸코를 데려왔다. 일류첸코도 좋은 역할을 했다. 일류첸코 자신도 '타시치가 기술적 부분은 자신보다 낫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 센터백 김광석 하창래가 모두 빠져서 우려의 시선이 많은데. 그랜트와 전민광 권완규 등 새 얼굴들이 센터백을 봐야 한다.
▶그랜트는 예전 영상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였다. 하지만 당시 그 자리가 필요가 없었다. 김광석과 하창래가 있었다. 김광석이 이적하고, 하창래가 군대를 가야 한다고 해서, 결국 낙점했다. 영상으로만 봐서 아직 확실하게 얘기하기 힘든 부분은 있다. 하지만, 큰 키에 몸의 밸런스와 기술적 부분이 뛰어나다고 느꼈다. 그랜트를 중심으로 전민광 권완규 돌아가면서 배치해야 할 것 같다. 중앙이 약하다고 외부에서 얘기하시는데, 측면이 많이 강화됐기 때문에 조화를 이루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 강상우 신광훈 좌우 사이드가 좋다. 특히, 신광훈에 대한 평가가 좋은데.
▶강원에서는 뒤쪽에서 빌드업을 많이 하는 축구를 하면서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적 부분은 더 좋아졌다. 우리 팀에서 주어진 역할은 빠르게 오버래핑을 하고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 지난 시즌 최고의 시즌을 보낸 강상우에 대한 기대는
▶상무에서 제대한 지난 시즌에는 기존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묻어가는 느낌이라면 올해는 부주장 역할을 맡겼다. 올해 선수 변화의 폭이 많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우리 팀의 전술에 대한 리더 역할을 기대한다.
- 최영준의 자리에 신진호가 왔다.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비교한다면.
▶활동량은 비슷하다. 최영준은 수비적으로 예측과 태클을 통한 활동량이 상당히 좋다. 하지만, 신진호는 공격적으로 나가는 부분, 좌우 패스 등이 좋다. 수비적으로 최영준이 낫지만, 공격적으로는 신진호가 경쟁력이 있다. 그 자리는 괜찮을 것 같다.
- 이수민 이승모를 어떻게 기용할 계획이신지.
▶오범석이 신진호와 함께 계속 경기를 뛰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기소화를 다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이수민 이승모와의 조합을 계속 실험하고 있다. 이승모는 앞쪽으로 올려도 잘할 것 같다. 계속 생각하고 있다. 오범석 본인도 경기를 꼭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고 팀을 아우르는 역할까지 맡으려고 한다. 조화를 잘 이룰 것으로 보인다.
- 4월 초까지 타시치, 크베시치가 2주 자가격리 때문에 정상적으로 합류하지 못할 것 같은데, 시즌 초반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골 결정력이 가장 큰 관건인데, 3월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최대한 골 찬스를 많이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고민하고 있다.
-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척추 라인에서 수비에서 약간 불안하고 공격에서 잠재력이 높아진 것 같은데.
▶올 시즌 베스트 11이 훈련을 함께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중앙이 헐거워졌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은 안해봤다. 타시치, 크베시치, 송민규 등 베스트 멤버들의 구성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새로운 선수를 팀 방향으로 맞춰서 조직력을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충분히 능력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가능하다고 본다.
- 지난 시즌과 틀 자체가 바뀌는 부분이 있나.
▶기본적 틀은 계속 가져간다. 기본적으로 포백을 사용할 것이고, 큰 틀은 가지고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경기마다 그때그때 바뀌는 부분은 있다.
- 기동타격대 별칭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감독될 때부터 그렇게 붙여주시더라. 저는 너무 마음에 든다. 매우 공격적 느낌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동타격대인데 맨날 수비적으로 할 순 없지 않나.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 포항 재정 상태 때문에 선수 보강이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령탑으로 아쉬울 수 있을 텐데
▶완델손 일류첸코 등을 보냈는데, 아쉬운 것은 맞다. 하지만, 구단이 없으면 축구 자체를 할 수 없다. 꾸릴 수 있는 예산 안에서 꾸리고, 그 속에서 최대성적 내는 게 내 역할. 지금 상황에서 구단이나 포항 팬 분들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라고 말하시진 않는다. 팬을 위한 공격적이면서 좋은 축구, 현실적으로 최대한의 성적을 내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