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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X아들 위해" '패밀리맨'윤빛가람이 밝힌 금발의 이유& '무릎옵싸'바이시클골 뒷얘기[직격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1-02-07 10:23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아내와 아들, 가족들이 나를 잘 찾아줬으면 해서 염색을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 윤빛가람(30·울산 현대)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무대에서 첫선 보인 금발 염색의 이유는 가족이었다.

윤빛가람은 지난 4일(한국시각) FIFA 클럽월드컵 2라운드 '멕시코 강호' 티그레스전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 김도훈 감독의 울산에서 원두재와 더블볼란치 호흡을 주로 맞춰왔던 윤빛가람은 이날 홍명보 감독의 울산에서 2선 공격라인 중심에 섰다. 4-2-3-1 포지션에서 '좌 김인성, 우 이동준'과 호시탐탐 골문을 노리는 한편, 2-3선을 오가며 패스길을 열었다.

전반 24분 0-0 팽팽한 균형을 깨뜨린 김기희의 헤더 선제골도 전담키커 윤빛가람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낮고 빠른 크로스를 센터백 김기희가 뛰어나오며 머리로 밀어넣었다. 티그레스 에이스 앙드레 피에르 지냑에게 전반 38분 세트피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멀티골을 내주며 1대2로 역전패했지만 '울산 에이스' 윤빛가람의 존재감은 90분 내내 반짝반짝 빛났다.


캡처=스포티비 중계화면

특히 후반 12분 바이시클킥 원더골 장면은 눈부셨다. 왼발의 불투이스가 쏘아올린 롱볼을 가슴 트래핑한 직후 전광석화같은 바이시클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믿을 수 없이 아름다웠던 동점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지워졌다. 상대 수비수보다 윤빛가람의 무릎 1㎝가 앞섰다.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윤빛가람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부경고 절친' 김기희와 함께 빚어낸 짜릿한 선제골 장면에 대해 "우리가 약속했던, 연습했던 세트피스였기 때문에 좋은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김기희선수가 공이 떨어지는 공간을 잘 찾아들어갔다"며 공을 돌렸다. 윤빛가람 시점에서 바라본 바이시클킥 골 무산 장면은 어땠을까. 들어갔더라면 울산의 클럽월드컵 역사가 바뀔 수도 있었던 상황, 다들 땅을 치며 안타까워했던 장면에 대해 정작 윤빛가람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사실 골이 안 들어간 줄 알았다. 공이 발에 맞는 순간 위로 뜬 줄 알았다. 슈팅 이후 공이 골망 안에 있는지 그물 밖에 있는지도 조금 헷갈렸었다. 그 찰나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다"고 당시를 털어놨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이날 팬들 사이에선 반짝반짝 빛나는 플레이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금빛 헤어스타일도 화제였다. 변신의 이유는 오직 가족이었다. 윤빛가람은 2019년 12월 품절남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득남했다. 가장이 된 이후 '축구천재' 윤빛가람의 플레이는 더욱 물이 올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들어올렸고, 아시아 최고의 선수(MVP)에 올랐으며, 새해 홍명보 감독의 울산에서도 번뜩이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가족의 힘'으로 축구하는 윤빛가람이 갓 100일을 넘긴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가 화면에서 자신을 잘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머리를 물들였다. "가족들이 화면에서 나를 잘 찾아줬으면 해서 염색을 했다. 이렇게 염색을 하면 가족들이 중계화면에서 나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아내와 아이가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염색을 했다"고 털어놨다.

윤빛가람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첫 만남 이후 11년만에 클럽팀에서 홍명보 감독과 재회했다. 발 맞춘 지 3주만에 클럽월드컵에 나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홍명보 감독의 축구에 대해 윤빛가람은 "감독님은 공격적인 부분은 창의적으로 선수들이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신다. 수비적인 부분은 조직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비록 세트 플레이에서 실점을 하긴 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 조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중미 챔피언' 티그레스와 대등한 승부 끝에 1대2로 석패한 울산은 8일 자정 '카타르리그 디펜딩 챔피언' 알두하일과 5-6위전에서 격돌한다. 첫승과 함께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윤빛가람은 "클럽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좋은 팀과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티그레스전 결과는 아쉬웠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것을 잘 보여줬다 생각한다. 다듬어가야 할 부분도 배운 의미 있는 경기였다"도 돌아봤다. "늦은 시간까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알두하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선 팬들을 위해 반드시 좋은 결과도 가져오겠다"며 필승의 의지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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