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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불타오르네!" 울산 홍명보호, 강원에 5대0승...직진축구X홍염축구의 진수[K리그1현장리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1-03-01 15:50



새 시즌 베일을 벗은 울산 홍명보호의 축구는 '직진축구'였다. 개막전부터 무자비하게 활활 불타오르는 '홍염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1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1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7분 윤빛가람, 후반 8분 김기희, 후반 11분 이동준의 연속골, 후반 18분, 25분 김인성의 멀티골에 힘입어 5대0으로 완승했다.

겨우내 "젊고 빠르고 역동적인 원팀 축구"를 강조해온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철학이 첫 라운드부터 그라운드에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졌다.

▶라인업

-울산(4-3-3): 조현우(GK)/설영우-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윤빛가람-원두재-강윤구/ 김인성-김지현-이동준

-강원(3-4-3): 이광연(GK)/이슬마토프-임채민-김영빈/윤석영-한국영-김동현-김수범/김대원-고무열-마사


▶전반: '영건' 이동준X김지현 펄펄, 윤빛가람의 황금 프리킥 골

초반은 팽팽한 탐색전이었다. '병수볼' 강원은 전반 초반 점유율에서 울산을 압도했다. 전반 4분 윤석영의 컷백에 이은 마사의 문전 왼발 슈팅이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 아슬아슬하게 막혔다.


김병수 감독의 강원은 견고한 5백으로 울산의 양측면 스피드레이서 김인성, 이동준과 강원 출신 원톱 김지현을 묶고자 했다. 한국 최고 수비수 출신 홍명보 감독은 수비시 특유의 단단한 두줄 '열맞춰' 수비로 강원을 막아섰다. 개막전 특유의 탐색전에 짠물 축구가 이어졌다.

균열의 시작은 울산이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부산 출신 '국대 영건' 이동준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탁월한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강원 출신 스트라이커 김지현, 역시 한국영, 김영빈 등 '친정 선배'들과의 몸싸움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중원에서 19세 신예 강윤구도 바지런한 움직임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전반 24분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을 흔들며 쇄도한 지 2분만인 전반 26분 김지현이 박스 안으로 밀고 들어가며 위험지역에서 김영빈의 파울을 유도했다. 전반 27분 프리킥 찬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 윤빛가람이 섰다. '원샷원킬'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오른발 강력한 슈팅은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혔다. 윤빛가람은 가족을 향한 하트세리머니 후 홍명보 감독,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중국 이적설이 무성했던 윤빛가람의 잔류가 가장 큰 영입"이라고 했던 홍 감독의 믿음에 보란 듯이 부응했다.

선제골 후 울산의 공세는 더욱 뜨거워졌다. 전반 30분 윤빛가람의 프리킥에 이은 김지현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 33분 이동준의 오른쪽 폭풍질주에 이은 크로스가 강원 골키퍼 이광연의 손에 걸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동준이 '고속도로'를 뚫을 때마다 울산 서포터들의 클래퍼 함성이 뜨겁게 울려퍼졌다. 전반 37분 이동준이 반대쪽으로 질주하는 김인성을 향해 올린 크로스, 논스톱 발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김지현이 흘려준 볼을 이어받은 윤빛가람의 슈팅이 아쉽게 불발됐다. 전반 막판엔 이동준과 김인성의 자리를 맞바꿔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전반 43분 강원에 동점골 찬스가 찾아왔다. 김동현의 코너킥에 이은 강원의 헤더를 또다시 '빛현우' 조현우가 막아섰다. 울산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임채민 퇴장 악재, 홍명보호 17분새 4골 몰아친 화력쇼

후반 시작과 함께 홍 감독은 U-22 미드필더 강윤구를 빼고 이동경을 투입했다.

후반 7분, 강원에 치명적인 악재가 닥쳤다. 이동준의 거침없는 문전쇄도를 무리하게 막아선 '주장' 센터백 임채민이 VAR 판독에 이어 명백한 득점기회를 저지했다는 판단에 따라 레드카드를 받았다.

곧바로 울산의 쐐기골이 터졌다. 후반 8분 윤빛가람의 프리킥 후 문전에서 굴절된 볼을 이어받은 센터백 김기희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의 페르소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기희가 홍 감독의 리그 데뷔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1대10의 수적 우세, 기세 등등한 울산의 공격은 불을 뿜었다. 후반 12분 종횡무진 활약하던 이동준이 기어이 골맛을 봤다. '올림픽 대표팀 절친' 이동경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이동준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며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문을 열었다.

'신입 영건' 이동준이 펄펄 날아오르는 가운데 '울산 원조 스피드레이서' 김인성 역시 가만 있지 않았다. 후반 18분 원두재의 패스를 이어받아 박스 앞 호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4번째 골을 찍었다.

4골을 터뜨리고도 만족을 몰랐다. 후반 25분 김인성이 또다시 왼발로 골문을 열며 5대0 완승을 자축했다. 후반전 종료 20분 전에 이미 5골 차로 앞선 울산은 이청용, 김민준, 힌터제어, 김태현을 잇달아 투입하며 주중 경기를 앞두고 효율적인 로테이션도 가동했다.

비록 첫 경기이긴 하지만 홍 감독의 울산은 상상 이상이었다. 시원한 스피드와 파워로 상대를 압도하는 가운데 , 4골, 5골을 넣고도 만족을 모르는 '직진축구'의 매력을 선사했다. 홍 감독 역시 4년만에 돌아온 그라운드, K리그 데뷔전에서 대승으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이동준, 이동경, 김지현, 원두재 등 영건들이 휘젓는 가운데 윤빛가람, 김인성, 이청용 등 베테랑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는 신구 조화와 선수층의 깊이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강원을 상대로 6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2012년 7월 15일 2대1 승리 이후 17경기 무패(14승3무)를 달렸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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