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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항 스틸러스의 겨울은 우울했다.
하지만 포항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2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개막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27분 아길라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4분 신광훈의 동점골, 26분 송민규의 역전골을 앞세워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주목할 것은 경기력이었다. 지난 시즌 못지 않은 짜임새를 보였다. 역동성과 속도 면에서는 오히려 나은 부분도 있었다. 김기동 감독의 지략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지난 시즌에도 고비마다 다양한 전술 변화로 위기를 넘겼던 김 감독은 이번에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았다. 김 감독은 이날 4-3-3 카드를 꺼냈다. 송민규 이현일 팔라시오스 스리톱에, 이승모 신진호 오범석을 허리진에 포진시켰다. 포백은 강상우 하창래 권완규 신광훈이 이뤘다. 골문은 강현무가 지켰다. 전반,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반 인천의 안정된 경기력에 다소 고전했다. 선제골까지 내줬다.
놀라운 것은 이 많은 변화 속에서도 전혀 조직적으로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경기 전까지 준비가 잘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준비하면서 안좋은 모습이 많아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고 고백했다. 선수들은 바뀌었는데, 지난 시즌 틀에 맞추려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김 감독은 큰 틀은 유지한채,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그 결과가 바로 개막전 역전승이었다.
포항은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타쉬치-크베시치가 팀에 녹아들고, 경기에 나서려면 최소 3월 말은 돼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합류하기 전, 포항은 그들만의 스타일로 초반을 버틸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 김 감독도 경기 후 "우리는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타쉬치-크베시치가 들어오면 분명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걱정 속에 출발했던 '기동타격대 시즌2'는 초반부터 조짐이 좋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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