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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강인과 구보의 상반되는 행보, 누구에게 더 도움이 될까.
가장 뼈아팠던 건 전반전 전술 실패였다. 손흥민과 황의조를 잃은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제로톱' 전술을 선택했다. 하지만 일본의 단단한 수비벽 앞에 이강인은 공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먼저 공을 만지며 경기를 푸는 스타일의 이강인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경기 내용이 이어졌다. 이강인이 조금 처진 위치에서 공을 잡아 남태희(알 사드) 등의 공간 침투를 노린다는 계획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었지만, 그대로 실행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전반 45분을 뛰고 교체아웃됐다.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강인을 주포지션으로 돌려 후반전을 기대해보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벤투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차라리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김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어땠들까. 이강인은 여름 도쿄 올림픽 18인 엔트리에 합류할 유력 후보다. 김 감독도, 이강인도 서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일찍부터 손발을 맞춘 선수들과 호흡이 어긋난다면 본선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본은 이강인과 늘 비교 대상이 되는 최고 유망주 구보(헤타페)를 A대표팀이 아닌 올림픽 대표팀으로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한국전에서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할 게 아니라면,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을 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A대표팀도 중요하지만 벤투호의 경우 6월 월드컵 2차예선 비교적 약체들과 경기를 치른다. 그것도 홈경기다. 반면, 올림픽은 김 감독과 선수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일 수 있다. 그래서 이강인과 구보의 행보가 극명하게 비교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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