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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시티 회장님이 브라질전 골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중 뭐가 더 좋았냐고 물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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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감독은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자타공인 대한민국 축구의 레전드다. 성남 일화 코치, 강원 FC 코치,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코치를 거쳐 2015~2016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았다. 2016년~2020년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2017년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2019~2020시즌 2년 연속 리그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 1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지도력을 공인받았다.
아시아 챔피언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직후부터 중국, 일본, 베트남 리그에서 'ACL 우승 사령탑' 김 감독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4월 아우렐리오 비드마르 감독(전 호주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태국 우승팀 파툼유나이티드(ACL F조, 울산과 7월 11일 격돌)로 떠난 직후 싱가포르 라이언시티 구단이 김 감독을 강력하게 원했다. 라이언시티는 1945년 폴리스 스포츠 연합으로 출범해 1995년 홈유나이티드를 인수, 재탄생한 팀으로 2013년, 2018년 리그 준우승, 지난해 8개팀 중 3위에 올랐고, 올 시즌 11라운드 현재 리그 1위 알비렉스 니가타S(승점 24)에 승점 1점 뒤진 2위(승점 23)를 달리고 있다.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소피'를 이끄는 IT 기업가 포레스트 리가 구단주다. 지난해 구단 지분을 100% 인수한 후 올 1월 벤피카 출신 브라질 미드필더 디에구 로페즈를 싱가포르 사상 최고 이적료(180만 유로, 약 24억원)로 영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2034년 월드컵 공동유치를 열망하는 시점, 싱가포르 축구의 폭풍성장을 이끌 최적임자로 김 감독이 낙점됐다.
김 감독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싱가포르 최고의 팀을 만들고 싶고, AFC컵 등 동남아리그에서 성장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좋은 선수가 있으면 K리그에 '아세안쿼터'로 올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을 이끌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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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K리그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몇년간 '욕받이'는 했지만 매순간 축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던 우리 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ACL 우승을 통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결같이 기다려주고 믿어주신 구단주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님과 김광국 울산 대표님 등 구단 프런트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울산에서 선수들과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이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자랑스럽게, 자신있게,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김 감독은 비자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6월 초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3주 자가격리 후 AFC컵 시작에 맞춰 7월 초 감독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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