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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회자정리'.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라지만, 첼시팬들이 애써 외면했던 순간이 왔다. 첼시 구단을 이끌어온 로만 아브라모비치(56)가 스탬퍼드 브리지를 떠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첼시 매각 압박을 받아온 '푸틴 측근'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현지시간 2일, 첼시와 루턴타운이 격돌한 FA컵 16강전을 62분 남겨두고 첼시 매각을 공표했다.
하지만 팬들과 선수단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쇼킹'에 더 가까웠다.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은 루턴타운을 3대2로 꺾은 뒤 "아브라모비치 없는 첼시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그저 그런 런던 클럽'을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 중 하나'로 바꿔놓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가장 최근에 들어올린 FIFA 클럽월드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총 17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었다. EPL 정상에도 다섯번 올랐다.
첼시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도 한 획을 그었다. EPL이 '로만 시대' 전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다. BBC 표현을 빌리자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전통적인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룰을 뒤집었다. '현상 유지' 풍토는 사라졌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불안정한 운영으로 성공의 길을 걸었다. 그 뒤로 셰이크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 등 다른 국가의 부호들이 줄줄이 EPL에 입성해 EPL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로 변모시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발표 전부터 이미 매각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출신 억만장자인 한스조르크 위스는 지난달 26일 스위스 신문 '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의회로부터 제재 압박을 받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빨리 처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위스를 유력한 차기 구단주로 관측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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