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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결론' 김희곤의 PK 판정 돌아보기. 왜 '킥킹'이었을까, 왜 6분이나 필요했을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3-17 12:04 | 최종수정 2022-03-18 06:00


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11일 울산-서울간 '하나원큐 K리그1 2022' 5라운드에서 나온 페널티 판정을 돌아보면 석연찮은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우선, 당시 상황부터 돌아보자. 울산 현대 수비수 설영우가 후반 36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FC서울 수비수 윤종규와 경합이 붙었다. 서로 몸이 얽힌 상황에서 두 선수가 모두 넘어졌다. 당시 김희곤 주심은 지체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페널티마크를 가리켰다. '수비자 파울에 의한 페널티'라고 확신했다. 김 주심은 6분이란 긴 시간 동안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온필드리뷰를 진행한 뒤 원심을 유지했다.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가 득점하면서 경기는 울산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기록지에는 '페널티에어리어 내 서울 23번(윤종규)이 울산 66번(설영우)에게 킥킹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함'이라고 적혔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 평가소위원회는 정반대로 판단했다. 15일 "윤종규는 볼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설영우가 상대에게 신체적 접촉 즉, 트립핑(걸기)을 시도하였으므로 이는 공격자의 반칙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 페널티킥 판정은 잘못되었으며, 경기의 올바른 재개 방법은 FC서울의 직접 프리킥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오심으로 판명했다.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킥킹'(상대를 발로 참)부터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윤종규의 무릎이 설영우의 종아리를 건드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었지만, 킥킹 반칙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평가소위원회는 그보단 설영우가 씨름 기술처럼 윤종규의 다리를 고의적으로 걸었다고 판단했다.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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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화면 캡쳐

중계화면 캡쳐
6분여간의 온필드리뷰도 논란의 대상이다. 김 주심은 레오나르도가 페널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돌연 온필드리뷰를 선언했다. 영상판독구역(RRA) 모니터 앞에서 보낸 시간은 정확히 6분10초다. 김 주심은 한참을 모니터 앞에 서있었다. 사이드에서 잡은 영상과 뒤에서 잡은 영상을 번갈아 수십번 살폈다. VAR 심판과 계속해서 소통했고, 대기심과도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원심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협회 판정소위원회는 "경기장 내 위치에선 첫번째 판정을 윤종규의 반칙으로 내릴 수 있다"고 경기를 관장한 주심의 판정을 존중하면서도 "RRA 모니터로 제공된 영상을 확인하고도 그 결정을 번복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평가소위원회에서 '매우 유감'이란 표현을 쓴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심각한 오심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심판위원회는 "행정적인 처분을 내리고 지속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언급한 대로 김 주심에게 경기 출전 정지와 같은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 징계와는 별개로, 오심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이 입게 됐다. 승점을 잃었고, 벌금까지 물게 생겼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울산전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판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안 감독은 프로축구연맹 규정 제38조 12항 '경기 전·후 인터뷰를 실시하지 않거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해당 클럽과 선수, 감독에게 제재금(50만원 이상)을 부여할 수 있다'에 의거, 벌금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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