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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버지는 우리가 지킨다" 서울팬들, 벌금 모금 운동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3-22 12:34 | 최종수정 2022-03-22 13:02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익버지(안익수 감독 애칭)는 우리가 지킨다.'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이 안 감독 벌금을 모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11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5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 불참건으로 안 감독에게 제재금 300만원을 매긴 21일, 곧바로 모금 운동을 전개했다.

연맹은 제5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K리그 경기규정 제37조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 의무 및 불참 시 5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매긴다'에 의거, 안 감독에게 300만원 벌금 징계를 내렸다.

안 감독과 구단은 기자회견 불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후반 막판 울산의 결승골로 이어진 김희곤 주심의 페널티 판정에 대한 불만 차원으로 여겨졌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 심판평가소위원회가 해당 판정을 명백한 오심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선수와 스태프 총 20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구단이 프로축구연맹측에 19일로 예정된 제주전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선수 17명 이상이면 경기를 치른다'는 코로나 매뉴얼에 따라 경기가 강행된 것도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부었다. 안 감독은 확진자 중 한 명으로 자가격리로 인해 제주전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서울은 1대2로 패했다.

팬들은 오심 피해와 코로나19 확진이 겹쳐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안 감독 구하기에 나섰다. 반응은 뜨거웠다. 공지를 올린지 대략 6시간만에 벌금의 절반 이상(150만원)이 모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액이나마 동참했다"는 학생, 직장인 팬들의 모금 인증샷이 끊이질 않았다. 팬들은 "익버지는 우리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동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수호신'은 안 감독과 서울 구단에서 모금액을 거절할 경우 "산불 피해 지역 재난민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까지 밝혔다.


K리그 팬들이 이같은 모금 운동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팬들은 2009년 9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1000만원의 벌금을 물은 세놀 귀네슈 당시 감독을 위해 귀네슈 감독의 얼굴이 들어간 캐리커쳐 티셔츠를 제작, 티셔츠 판매금을 귀네슈 감독에게 전달한 바 있다.

가깝게는 지난해 수원 삼성과 수원FC 팬들이 각각 최성근과 박지수(현 김천 상무)의 벌금을 모금했다. 최성근은 수원 서포터스인 '프렌테 트리콜로'가 모은 150만원에 사비 150만원을 더해 총 300만원을 수원시에 기부하는 훈훈한 미담을 남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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