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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년만이다. 2019년 잔뜩 기대를 모았던 잉글랜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되며 많은 팬들의 심기를 불편케했던 악몽이 반복됐다. 손흥민은 생애 최초,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수상한 2021~2022시즌 'POTY'(PFA Players' Player of the Year)의 외면을 받았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넣으며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다. 순수 필드골 순위에선 단독 선두였다. 손흥민이 23골을 모두 필드골로 채울 때, 살라는 5골을 페널티로 넣었다. 손흥민은 또한 7개의 도움을 더해 총 30개의 공격포인트를 적립하며 팀의 3년만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이끌었다. 개인 퍼포먼스 측면에선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이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주인공인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의 결정력은 경이롭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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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은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4시즌 연속 PFA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득점왕을 차지한 2016년과 2017년, 30골을 넘긴 2018년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지만, 2014~2015시즌은 곱씹을만하다. 당시 케인은 21골을 넣었다. 득점왕 세르히오 아궤로(당시 맨시티) 보다 5골 적었다. 하지만 최종 리스트에 아궤로가 빠지고 케인이 들어갔다. 케인은 물론 EPL 역사에 길이 남을 골잡이인 건 틀림없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엄' 없이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전 토트넘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PFA 올해의 선수 후보 발표 직후 베팅업체 '벳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올시즌엔 손흥민이 케인보다 훨씬 뛰어났다. 우리는 가끔 스타 옆에 있는 선수를 간과하곤 한다. 손흥민이 케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 손흥민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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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손흥민처럼 제외된 케이스는 더러 있긴 했다. 2011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맨유 소속이던 베르바토프는 21골을 넣으며 맨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스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베르바토프는 우승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었지만, PFA 올해의 선수 최종후보에 제외됐고, 테베스는 포함됐다. 살라도 같은 신세에 놓인 적이 있다. 2018~2019시즌, 살라는 아스널의 피에르 오바메양, 팀 동료 마네와 22골로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세 선수 중 오직 마네만이 최종후보에 올랐다. 2019~2020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제이미 바디 역시 'POTY' 최종후보에 뽑히지 못했다.
'득점왕이 무조건 POTY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역사는 말한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컵포함 42경기에 출전해 20골 7도움을 기록하고도 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엔 같은 포지션인 에당 아자르(당시 첼시), 라힘 스털링, 마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지난시즌 손흥민이 선보인 퍼포먼스와 현지 반응, 또 케인과 호날두에게 밀린 사실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3년 전 "올해의 선수가 뭐 중요한가요"라고 말했다. 이번엔 어떨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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