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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한숨 돌린 손흥민 "패한 뒤 100경기 축하 받으면 불편할 것 같았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6-06 23:12 | 최종수정 2022-06-06 23:12


대한민국과 칠레의 축구 A매치 친선경기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손흥민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6.06/

[대전=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00번째 경기에서 패한 뒤 축하 받으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친선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칠레를 상대로 사상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선 1무1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0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이날 100번째 경기를 가졌다. 그는 후반 막판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하는 득점포를 터뜨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직접 슈팅을 날렸다.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그대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뜻 깊은 날 겹경사를 맞았다. 팬들은 '캡틴'의 100번째 경기를 뜨겁게 축하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만원관중' 앞에서 축하를 받았다.

경기 뒤 손흥민은 "브라질과 경기 뒤 며칠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좋은 정신력, 좋은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고맙다. 크게 패한 뒤 분위기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 잘해준 덕분에 승리했다. 한국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승리하고 싶었다. 선수들의 마음이 뭉쳤다.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기쁘다. 나의 1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게 돼 기쁘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좋은 자세로 경기 임해줘서 고맙다.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00번째 경기에서 패한 뒤 축하 받으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 운 좋게 골까지 넣었다. 좋은 분위기 속 100번째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번째 경기였다. 그는 "'(100경기를) 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 순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참 빠르다. 뒤돌아볼 새 없이 시간이 흘렀다. 매번 꿈을 꿔왔다. 100번째 경기는 10년이 걸린 것이다. 꾸준히 대표팀 생활을 해야한다. 미리 생각했다기 보다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A대표팀 감독과의 비교에 대해 "물 흐르듯 지나가다 보면 내게 업적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좋은 부분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차범근 감독님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감독님께 죄송하다. 그동안 (감독님이) 해놓으신 업적들을 쫓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물흐르듯이 내 위치에서 내 역할을 하다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제 수원으로 향한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격돌한다. 그는 "(우리 팀은)능력이 많은 선수들이다. 경기장에서 다 보여주지 못할 때 마음이 아프다. 엄청나게 좋은 선수들이다. 오늘은 언급을 꼭 해야 할 것 같은 선수들이 있다. (정)승현이, (나)상호, (김)문환이 등이다. 지난 경기를 선발로 나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선발로 나가서 내가 항상 준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것 만으로도 팀이 단단한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다. 마음껏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은 "(팬 사랑에)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것 같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축구 덕분이다.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이런 축구 상황, 열기가 다른 곳으로 벗어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지금보다 더는 과분한 것 같고 지금처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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