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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역시 염기훈(39)이다. 수원 삼성은 곧 염기훈, 염기훈은 곧 수원 삼성으로 통한다.
마흔 살
(올 시즌 K리그 그라운드엔 김영광, 김광석, 신화용 등 1983년생 최고령 선수 4명이 있다.)어렸을 땐 대표팀 하면서 자주 봤다. 지금은 다 떨어져 있지만, 가끔씩 보면 서로 애틋하다. 이 나이까지 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우리끼린 안다. 인천 (김)광석이 부상을 보면서 가슴 아팠다. 성남 골키퍼 (김)영광이가 (서울전) 승리를 지켜낸 후 인터뷰하는 모습도 짠했다. 모두 힘내고, 부디 부상 없이, 행복하게 뛰었으면 좋겠다. 절로 응원하게 된다. 그 친구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친구들을 보면 기분 좋으면서도 마흔까지 함께 고생했단 생각에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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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내 팀'. 전북, 울산 시절에도 대표팀엔 갔었지만 수원에 와서 축구실력이 말도 안되게 성장했다. 선수마다 맞는 팀이 있다고들 하는데, 내겐 수원이 그랬다. 운명같은 팀이다. 수원이란 팀은 내 축구 인생의 성장, 명예와 부, 사랑과 행복 모든 걸 얻게 해준 팀이다. 수원에 와서 축구선수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걸 얻었다. 2010년 처음 왔을 땐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1년, 1년 이 팀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더 생긴다. 나는 이 팀이 너무 좋다. 어느 팬 못지 않게, 수원 삼성의 '찐' 팬이다.
별명
'왼발의 지배자' '왼발의 마법사' 등 팬들이 불러주시는 별명은 다 마음에 든다. 코로나 무관중 경기로 2년 가까이 팬들의 응원가를 듣지 못했다. 동계훈련 인터뷰 때 은퇴하기 전에 팬들의 응원가를 듣고 싶다고 했는데 육성응원이 처음 가능해진 어린이날 울산과의 홈경기(1대0승), 교체 때 팬들이 '왼발의 지배자' 응원가를 불러주셨다. 소름이 쫙 돋더라. 경기 내내 소름이 돋았고 자신감이 솟았다. 덕분에 결승골에 기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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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랜 왼발잡이가 아니었다. 어릴 때 자전거 뒷바퀴에 오른발이 끼어 엄지발가락이 으스러졌다. 이후 안 아픈 왼발을 주로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왼발잡이가 됐다. 왼발 킥력은 부단한 훈련의 결과다.
슈퍼 DNA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선우도 '염기훈축구클럽'에서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다. 왼발잡이,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처음엔 공격수로 시작했는데 성향이 수비수가 더 잘 맞다고 판단했다. 본인도 수비가 더 낫다고 한다. 아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통해 잘 성장해나가도록 서포트해주고 싶다.
K리그 최고의 선수
K리그에서 뛰면서 딱 2명을 보고 정말 놀랐다. 첫 번째는 이청용(울산 현대)을 FC서울 때 처음 봤을 때 '열아홉 살이 이렇게 공을 찬다고?' 내심 깜짝 놀랐다. 빠르고, 드리블 잘하고, 심지어 착하기까지 하다. 두 번째는 김보경(전북 현대). 홍익대 때 대표팀서 만났는데 '깜놀'했다. 내가 본 최고의 선수들이다.
지도자
꼭 해보고 싶다. 선수 10명 중 7~8명은 지도자 안한다고 하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지도자 자격증은 A코스까지 땄고, P코스에도 도전할 것이다. 수원 삼성서 지도자가 되는 꿈을 늘 가슴에 품고 있다. 은퇴 후 이 팀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싶고, 언젠간 수원 삼성 감독이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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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고 싶다.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에 정말 간절하다. 2006년 전북 현대 입단 이후 프로생활 통산 기록이고, 은퇴 후에도 후배들이 깰 순 있지만 쉽게 깰 순 없는 기록이다. 지난 17년동안 울고 웃으며 힘든 일, 그만두고 싶은 순간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 80-80은 그런 노력에 대한 엄청난 보상이자, 꼭 이루고 싶은 기록이다. 이제 3골이 남았다. 조금씩 골 느낌이 온다. 이병근 감독님께선 준비되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신다. 그 믿음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나보다 컨디션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내가 나가려고 한다면 그건 내 욕심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좋은 컨디션으로 끌어올려 꼭 목표를 이루고 싶다.
목표
수원 삼성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FA컵 우승으로도 나갈 수 있지만 리그 성적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요즘 우리 선수들을 보면 자신감에 차 있다. 현재 선두 울산을 제외하고는 2-3위권도 중위권도 승점 차가 크지 않다. 할 수 있다.
개인적 꿈
80-80클럽 가입. 지금은 딱 그거 하나다. 반드시 80-80 기록을 달성하고 은퇴하고 싶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