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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외인, 다득점, 역전' 하나씩 매듭 푸는 전북, 선두 경쟁은 지금부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11:59 | 최종수정 2022-07-04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1년까지 K리그 5년 연속 우승의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완전히 살아났다. 2022시즌 선두를 질주해온 울산 현대와의 격차를 확 좁혔다. '현대가 라이벌' 울산의 독주를 따라잡을 무서운 기세다.

전북은 2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전반 22분 연제운(김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2분 쿠니모토와 35분 구스타보의 결승골을 묶어 역전승을 챙겼다. 최근 4경기서 3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전북(승점 35)은 '동해안더비'에서 0대2로 완패한 '선두' 울산(승점 40)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줄였다. 우승경쟁은 시계 제로의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시즌은 이제 막 절반이 지났을 뿐이다.

위기를 딛고 이뤄낸 반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리그 5연패에 빛나는 전북은 초반 깊숙한 수렁에 빠졌다. 5경기 무승(2무3패)에 빠지며 11위까지 추락했다. 전북 성공의 역사였던 '레전드' 김상식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가 '전주성'에 내걸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물론, 리그에서도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팬심은 바뀌지 않았다. 전북의 발목을 잡던 '징크스' 때문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묵묵히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일단 외국인 선수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지난달 19일 울산 현대와의 현대가더비(3대1 전북 승)였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외인들의 결정력이 중요한 팀이었다. 고비마다 클래스가 다른 외인 공격수들의 한방으로 승리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북이 이번 시즌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부진이었다. 현대가더비에서 바로우, 쿠니모토의 연속골로 외인 골가뭄을 끊은 전북은 이후 '아픈 손가락'이었던 구스타보까지 터졌다. 구스타보는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며 전북의 최전방 고민을 말끔이 씻어냈다. 김 감독은 미팅과 특별 훈련을 통해 외인 공격수들의 잠자던 본능을 깨웠다.

이어 홈 징크스를 끊었다. 전북은 수원FC와의 개막전 승리 이후 6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매 시즌 홈승률이 70%가 넘었던 전북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운 결과였다. 홈에서 부진하니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어려웠다. 전북은 지난달 22일 수원 삼성과의 리그 홈경기(2대1)에서 승리한데 이어, 29일 수원과의 FA컵 홈경기에서 3대0 완승까지 챙기며, 홈 징크스를 넘었다. 득점포도 터지기 시작했다.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전북은 올 시즌 이상할 정도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당 1골도 넣기 힘들었다. 마침내 답답했던 '골 맥'이 터졌다. 최근 5경기에서 11골을 폭발시켰다. 3골을 넣은 경기도 2경기나 된다. 순위의 중요한 기준인 다득점에서도 격차를 줄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즌 첫 역전승도 만들었다. 전반에 비해 후반 뒷심이 아쉬웠던 전북은 김천전에서 마침내 역전승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울산과의 승점차를 줄인 것보다 역전승이 더 기쁘다"고 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휴식기 동안 체력과 조직력, 정신력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였고, 결실을 봤다. 역전승은 그 달콤한 결과물이다.

징크스를 하나씩 깨며 제 궤도에 오른 전북의 이번 시즌은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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