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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온라인 상에서 흔히 등장하는 단어 중에 '파파미'라는 게 있다. '파고 파도 미담'이라는 뜻을 담은 축약어다. 남에게 굳이 드러내지 않았던 좋은 행동들이 뒤늦게 알려지게 됐는데, 알고보니 그런 일들을 수차례 했던 사람을 지칭한다. '국민MC'로 불리는 연예인 유재석이나 꾸준히 수많은 여성 단체 등에 기부활동을 펼친 아이유 등이 '파파미'의 대표주자들이다.
사실 이런 기부행위는 여느 선수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부 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 선수도 부지기수지만, 기부 활동을 하더라도 보통은 유소년 축구단이나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것에 한정돼 있다. 역사나 사회운동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일단 선수 스스로가 해당 단체의 명확한 활동 목적을 알기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주민규의 이번 기부활동은 꽤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주민규가 제주 4·3평화재단에 기부하게 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제주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K리그1에서 본격적으로 성공시대를 열게 된 인연으로 제주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를 보며 연고지에 대한 역사의식을 갖게 된 주민규는 "4·3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라며 기부의 계기를 밝혔다. 그는 "제주도는 내게 특별하다. 제주도민과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나 역시 제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다. 제주 4·3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