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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이번에도 오르지 못한 亞 정상, WC 앞두고 쌓은 경험-숙제 남겼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7-26 17:54 | 최종수정 2022-07-26 17:55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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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유종의 미는 거뒀다. 이젠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콜린 벨 감독(61·영국)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6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2년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4대0으로 승리했다. 이민아(31)가 전반 35분과 40분 두 골을 기록했다. 강채림(24)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고민정(21)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폭발했다. 한국은 조소현(34) 임선주(32) 지소연(31)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만전 연승 기록도 '14'로 늘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첫 번째는 우승이었다. 한국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했다. 두 번째 목표는 2023년 7월 열리는 호주-뉴질랜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준비였다. 결전을 앞두고 벨 감독이 "지금부터 하는 모든 것이 월드컵 준비의 일부다. 이번 대회도 강팀들과의 경쟁에서 성장하는, 월드컵 준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뚜껑이 열렸다. 1차전 상대는 '홈팀' 일본이었다. 객관적 전력만 두고 보면 일본이 앞서 있었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다. 이번 대회 '톱랭커'다. 한국은 18위다.

물러설 순 없었다.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했다. 일본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전반 33분 미야자와 히나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4분 지소연의 '원더골'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 20분 나가노 후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벨 감독은 크게 분노했다. 그는 "우리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결정적인 순간에 더 디테일한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이길 경기가 아니었다"고 쓴소리했다.

23일 열린 중국과의 2차전에서도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 34분 최유리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1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번에도 '뒷심 대결'에서 중국에 밀렸다. 한국은 앞서 여자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2대3으로 역전패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번에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 강호'로 꼽히는 일본과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후반 들어 급격히 떨어지는 집중력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다만,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매우 값진 경험을 했다. 벨 감독은 "중국, 일본전을 봤을 때 (상대와) 거리가 좁혀졌다고 생각한다. 두 팀을 상대로 우리가 훌륭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일본, 중국전) 매우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에는 잘 싸우는 것뿐 아니라 승리까지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벨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장신 공격수' 박은선(36)을 불러 활용법을 고민했다. 2001년생 고민정, 2002년생 장유빈을 투입해 '히든카드' 점검도 마쳤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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