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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분당 1포인트' 게임체인저 일류(첸코)가 FC서울의 기류를 바꿨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8-03 14:34 | 최종수정 2022-08-04 06:0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구FC전 역전승은 어쩌다 마주친 행운이 아니었다.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도 역전승한 FC서울은 리그 선두 울산 현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하며 완연한 반등세를 탔다.

3경기 2승1무로 승점 7점, 그 중심엔 '일류 골잡이' 일류첸코(32)가 있다. 전북 현대에서 이적한 일류첸코는 서울 데뷔전이었던 대구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천금같은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포항전에선 고광민의 골을 어시스트해 역전승의 발판을 놨고, 울산전에선 선제골까지 낚았다. 2022시즌 전북에서 17경기에 출전 2골에 그친 일류첸코는 서울에선 3경기에서 2골-1도움을 터뜨렸다. 35분당 1공격포인트, 놀라운 퍼포먼스다. 전북 시절과는 180도 달라졌다. FC서울 구단의 판단은 적중했다.

일류첸코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최근 3경기에서 일류첸코를 모두 교체 투입했는데, 서울의 5골은 모두 일류첸코가 투입된 이후에 나왔다. 대구전에선 후반 10분 투입된 이후 나상호의 동점골(후반 18분)과 일류첸코의 결승골(후반 추가시간 5분)이 찾아왔고, 포항전에선 전반 35분 투입된 이후 고광민의 동점골(후반 20분)과 나상호의 역전골(후반 36분)이 터졌다. 울산전에선 하프타임에 투입해 후반 4분 본인이 직접 선제골을 갈랐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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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첸코 데뷔전 이전에 2연패 및 5연속 무승에 빠지며 9위까지 추락한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승점 7점을 수확, 울산과 1대1로 비긴 날, 그룹A인 6위로 점프했다. 전문가들의 '일류'(첸코)가 서울의 기류를 바꿨다는 평가가 과언이 아니다.

서울은 이번 시즌 유일하게 울산을 상대로만 점유율, 슈팅, 패스 세 가지 주요지표에서 밀렸다. 그런 울산을 상대해 앞선 2경기에서 같은 1대2 스코어로 패했지만, 이날은 비겼다. 이번 울산전은 2022시즌 서울이 주요지표에서 밀리고도 승점을 딴 유일한 경기다. '과정 대비 결과가 좋지 않았던' 팀이 '과정이 좋지 않아도 결과를 따내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를 가능케 한 선수가 일류첸코다. 일류첸코는 이날 서울에 찾아온 사실상 유일한 득점 찬스를 살렸다. 축구계에선 이런 유형의 선수를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울산전에서 전반에 단 1개의 슈팅도 쏘지 못한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상호 팔로세비치, 일류첸코'를 동시에 기용했다. 세 선수는 빠른 스피드와 탈압박(나상호), 볼키핑력과 전진 드리블(팔로세비치), 포스트플레이와 묵직한 한 방(일류첸코) 등의 능력으로 상대에 부담을 준다. '나팔코'를 보유한 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더 다이내믹하게, 더 파괴적으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 서울은 올해 팀 득점 30골 중 23골을 후반에 터뜨렸다. 일류첸코가 합류하기 전부터 후반에 승부를 내는 스타일이었다. 질 경기를 비긴 적이 많다. 하지만 일류첸코 가세 이후엔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잡고 있다.

대구 포항 울산은 경기 당일 기준으로 서울보다 하나같이 순위가 높았던 팀이다. 다음 상대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날 제주 유나이티드다. 2018년 8월 이후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천적'이다. 일류첸코가 징크스를 날린다면, 상위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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