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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만 하면 강등은 없다"…달라진 성남, 3연전이 남긴 희망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8-09 15:24 | 최종수정 2022-08-10 06:2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요즈음 성남FC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성남은 비록 지난 5일 김천 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에서 1대4로 패하긴 했지만, 그 이전 2경기에선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를 각각 3대1, 2대1로 꺾었다.

김천전도 스코어만 보면 참패 같지만, 같은 스코어로 패한 지난달 5일 포항과의 홈경기, 지난 4월 탄천에서 열린 김천과의 시즌 첫 맞대결(0대3)과는 내용이 달랐다. 국가대표 자원이 곳곳에 포진한 김천을 상대로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날 성남과 김천의 슈팅수는 똑같은 15개였다. 조규성(전반 6분) 김경민(후반 10분)에게 연속 실점한 성남은 밀로스의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에 의해 취소되는 아쉬움을 딛고 후반 20분 박수일의 골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38분, 밀로스의 회심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정규시간 막바지까지 집요하게 몰아붙였다. 공격일변도로 나서는 과정에서 추가시간에 명준재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3경기 연속 같은 라인업을 가동하면서 체력이 온전치 않은 점을 패인 중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인천 제주를 당황케 한 경기력은 어느 정도 유지됐다. 특히, 투쟁심과 승부욕은 7월 휴식기 이전의 성남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축구계에선 이럴 때 흔히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표현을 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박수일은 9일 인터뷰에서 "요새 하고자 하는 의욕, 팀 분위기가 다르다고 느낀다. '또 지겠지'라는 불안감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성남은 2연승을 통해 최하위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12개팀이 25경기씩 치른 9일 현재, 승점 18점으로 11위 수원(24점)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좁혔다. 잔류권인 9위 대구FC(27점)와의 승점차도 한 자릿수로 줄었다.

스위치를 켜듯, 팀 분위기가 확 달라진 배경은 뭘까. 박수일은 '소통'을 꼽았다. 그는 "휴식기 때 감독, 코치,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서 식사를 했다.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가 다 알고 있던건데, 지나친 부분이 많더라. 그래서 앞으론 모른 척 지나가지 말고 잘 풀어나가자는 식의 대화를 나눴다. 그런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대반등의 중심엔 박수일이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제주로 이적할 뻔했던 박수일은 홈에서 최근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인천전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넣은 결승골은 '손흥민'을 소환했다. 박수일은 "대전에서 뛰던 2019년에 성남으로 트레이드될 뻔했다. 그때도 무산된 뒤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왜 그런지는 몰라도 이번에도 그렇다.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탄 성남에 있어 14일 펼쳐지는 수원과의 28라운드 원정경기는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날 승리시 승점차를 3점으로 좁힐 수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지난 3경기 때의 경기력과 투쟁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박수일은 "수원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수원전에서도 오른발 감아차기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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