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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꼭 1년 전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K리그로 돌아왔다. 줄곧 기업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최 감독은 도민구단인 강원FC의 지휘봉을 잡았다. 순위는 11위, 자칫 발을 헛디딛는 순간 2부 리그로 떨어질 수 있는 벼랑 끝이었다.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하지만 더 화려한 기적이 있었다.
지난 16일 강원의 안방인 춘천은 '역사의 현장'이 됐다. 울산 현대가 강원을 2대1로 꺾고 17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최 감독도 만감이 교차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대표팀에서 '호형호제'하는 룸메이트였다. 울산을 추격하던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고향 후배다. "울산을 꼭 잡아달라"는 김 감독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다. 두 감독과의 관계를 떠나 최 감독은 경기 전 "안방에서 울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고 했고,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최 감독은 울산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통 큰 울림'도 있었다. 그는 "울산의 안방 우승은 홈팬들에게는 죄송스럽다. 하지만 리그 우승 현장을 목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러움은 우리의 몫이다. 선수들에게는 더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팬들도 이제 더 높은 꿈을 꿀 것"이라며 또 다른 내일을 기약했다.
최 감독은 1년 만에 강원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는 울산의 우승을 통해 좀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