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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호-최원권, 가능성 보인 80년대생 '리더십'[SC이슈]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6:26 | 최종수정 2022-10-27 06:24



최원권 감독대행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980년대생' 최원권(41)-정경호(42) 두 감독대행의 리더십은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8월 대구FC와 성남FC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나란히 가마 감독, 김남일 감독과 작별했다. 대신 2인자였던 최원권과 정경호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980년생 지도자들이 전면에 나선 순간이다. 최 감독대행은 1981년생, 정 감독대행은 1980년생이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두 감독은 자신의 미션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동시에 충분한 자질이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최 감독은 대구를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다. 2016년 플레잉코치를 시작으로 코치,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대행까지 대구에서만 한우물을 팠던 최 감독은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구가 가장 좋았던 축구로 회귀했다.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단단한 수비와 역습을 내세운 축구로 스타일을 바꿨고, 이는 멋지게 통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가 P급 라이선스 문제까지 유예시켜주며, 끝까지 대구 벤치를 지킨 최 감독은 4연승을 포함, 마지막 7경기에서 4승3무라는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 팀을 잔류시켰다.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노력한 결과였다.

정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목표는 잔류였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하지만 정 감독은 강한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첫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뒀고, '선두' 울산을 잡는 파란까지 일으켰다. 물론 이후 곽광선의 연속 자책골 등 불운이 겹쳤지만, 성남의 경기력은 칭찬을 받았다. 기록을 보면 명확하다. 정 감독이 지휘한 11경기에서 성남은 3승3무5패, 승점 12점을 얻었다. 경기당 1점 이상의 승점을 획득했다. 김남일 감독 체제에서 치른 27경기에서 승점 18점을 얻을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얇은 스쿼드로 매경기 맞춤형 전술을 꺼내 흐름을 바꿨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뭉치게 했다. 특히 강등이 확정된 후 치른 두 경기에서 만든 1승1무는 정 감독의 능력을 보여준 의미있는 결과였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팀을 이끌었음에도, 족집게 전술과 선수단 장악 능력을 과시하며 결과를 만들었다. 대구와의 최종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두 장의 교체카드를 앞세워 4대4로 바꾼 것은 백미였다. 이전부터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 감독은 해체, 매각설 등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최 감독과 정 감독, 두 젊은 사령탑은 계속 감독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둘은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1980년대생까지 감독 문호를 넓히는데 인색했던 한국축구의 시선을 바꿨다. 실제 정 감독의 경우, 성남 뿐만 아니라 타 구단까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은 어린 나이인만큼, 다음 행보가 정식 감독이 될지, 또 다시 코치 역할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성공적인 대행 커리어로, 확실한 가치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두 젊은 지도자의 향후 스텝은 주목할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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