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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때 미국 LA(로스앤젤레스)에서 갈아타고 갔던 것 같은데…."
그는 1977년 2월 A매치 데뷔를 시작으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에서 핵심으로 활약했다. A매치 100경기에서 15골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그 공을 인정받아 대한축구협회의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항상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멕시코월드컵이다. 한국 축구 10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시작점이었다.
조 대표는 "미국 LA에서 경유해서 멕시코로 들어갔다. 몇 시간 걸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을 굉장히 오랜 만에 나가는 것이었다. 월드컵이란 대회의 수준을 모른 채 나갔다"고 돌아봤다. 한국 축구는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섰다.
조 대표는 조별리그 세 경기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경기를 치르면서 아쉬움과 동시에 희망을 봤다. 조 대표는 "그때 우리는 동남아팀들과 경기를 많이 할 때였다. 유럽팀과의 경기를 통해 경험을 좀 쌓은 뒤 나갔다면 어땠을까 싶다. 당시 우리 우리나라 멤버가 워낙 좋았다. 좋은 선수가 많았고, 다들 경험을 쌓은 상황이었다. 뛰어보니까 우리나라 축구가 잘 준비하면 세계적으로 전혀 따라가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 조 대표를 비롯해 차범근 전 A대표팀 감독, 최순호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 등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한국은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를 기록하며 아쉽게 돌아섰다. 하지만 당시의 눈물은 한국 축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등 성적을 냈다.
조 대표는 "우리가 시초가 됐다. 한국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 후배들이 나가서 좋은 결과를 얻으니 좋다. 지금은 정말 대단한거다.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멕시코월드컵을 뜨겁게 달궜던 조 대표는 그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A대표팀을 은퇴했다. 그는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이어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떠났다. 이후 조 대표는 A대표팀 감독으로 선수 육성에도 앞장섰다.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을 A대표팀에 최초 발탁한 것도 조 대표다. 그는 앞서 손흥민 발탁에 대해선 "당시 손흥민이 독일에서 뛰고 있었다. 직접 보고 뽑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영상을 보고 뽑았다. 손흥민은 그때도 슈팅이 정말 좋았다. 지금은 슈팅이 더 좋아진 것은 물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수가 됐다"고 했다.
조 대표는 "또 한 번의 월드컵이 왔다.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 원래 월드컵이 그렇다. 하지만 후배들이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 뜨겁게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