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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지 던진 하피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3-05-24 16:43 | 최종수정 2023-05-24 16:59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사진캡처=비니시우스 트위터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사진캡처=비니시우스 트위터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최근 인종차별에 격분해 관중들과 충돌을 빚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레알 마드리드)를 위해 현역 선수들이 발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하피냐(27)는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날렸다. 하피냐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에스타디오 호세 소르리야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2022~2023시즌 라리가 36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8분 유니폼을 벗어던졌다.

유니폼 속에 입고 있던 속옷에 메시지를 적는 방식으로 비니시우스를 응원한 것. 이 속옷에는 "밝은 눈보다 피부색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한 계속 투쟁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분명 인종차별자들을 저격한 글이었다. 하피냐와 비니시우스는 브라질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AP연합뉴스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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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가 인종차별에 분노한 건 지난 22일 발렌시아전이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비니시우스가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파고드는 순간 파울을 얻어냈다. 비니시우스가 돌파해 들어가던 중 페널티 박스 안으로 다른 공 하나가 들어왔고, 수비수가 차 낸다는 게 공교롭게도 비니시우스가 드리블하던 공을 정확히 맞히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주심이 볼을 차낸 발렌시아 수비수에게 옐로카드를 주고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그 사이 사건이 터졌다. 비니시우스가 골대 뒤편 관중과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비니시우스는 주심을 향해 특정 관중을 가르치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이 자신을 향해 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행동들이 기록된 영상들을 공개했다. 비니시우스는 '매 라운드 원정경기는 불쾌한 놀라움의 연속이다. 올 시즌 유독 많았다'며 '내가 죽기를 바라고, 교수형에 처해진 인형, 수많은 범죄자들의 외침. 모두 기록돼 있다'는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사진캡처=비니시우스 트위터
끔찍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9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이라고 소리쳤다. 3개월 뒤 바야돌리드 팬들은 "멍청한 깜둥이"라고 외쳤다. 지난 2월 마요르카 팬들은 "바나나나 먹으러 가라"고 했다, 지난 3월 바르셀로나 팬들은 "비니시우스 죽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비니시우스는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비인간적이다. 인종차별이라는 증거는 영상 속에 있다. 이들이 범죄자라고 설명하는데 무엇이 부족한가'라고 밝혔다. 이어 '스폰서들은 왜 라리가에 비용을 청구하지 않나. 텔레비전은 주말마다 이 야만적인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방해되지 않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이 인종차별주의자들 중 이름과 사진이 노출된 사람은 한명도 없다. 누구도 슬픈 이야기를 하거나 대중에게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고 강도높에 비판했다.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아"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에 온몸으로 응원 메시…
로이터연합뉴스

비니시우스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맨유의 미드필더 카세미루는 SNS를 통해 '내 동료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이 반복되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스포츠를 넘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이 문제가 처벌되지 않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대중의 비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반복적인 인종차별 문제는 스페인 축구 뿐만 아니라 전세계 축구 이미지를 훼손한다. 라리가는 긴급히 모범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장일치로 무관용 원칙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스페인 경찰은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 행위를 한 관련자 7명을 구속했다. 특히 스페인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발렌시아 구단에 5경기 동안 관중석을 부분 폐쇄하고, 4만5000유로(약 64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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