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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가 4강에 갈 줄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지소연은 이어진 출정식 무대에서 9127명의 역대 2위 관중 앞에 선 채 "지난해 남자 카타르월드컵 때의 모로코처럼 대한민국이 이변을 일으키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리 선수들은 굳게 믿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팬들을 향해 "오늘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깍듯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여자축구 사상 가장 성대했던 출정식 직후 지소연은 믹스트존에서 "10년 만에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해 너무 기뻤다. 많은 팬들과 함께 월드컵 전 마지막 출정식을 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었다"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소연은 출정식에서 고강도 서포터스의 응원 메시지를 직접 전달한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을 향한 감사인사도 전했다. 메시지가 담긴 보드판을 선수대표로 받은 지소연은 '역도여제' 장 차관을 향해 바벨을 들어올리는 포즈를 취하며 운동선배를 향한 마음을 표했다. 지소연은 "차관님이 되신 후 첫 일정으로 저희 여자축구 월드컵 출정식을 찾으셨다고 들었다. 관심과 애정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후반 6분 9000여 명의 팬들 앞에서 승부를 결정할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밀어넣은 장면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천하의 백전노장도 떨렸을 만큼 중요한 골이었다. "사실 굉장히 떨렸다. 첼시에선 많은 관중들이 일상이었지만, 작년에 한국(수원FC)에 온 이후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팀을 위해 반드시 넣어야 하는 골이기 때문에 정말 집중했다"고 했다. "필드골은 아니지만, (조)소현 언니가 (페널티킥을) 만들어줘 오랜만에 A매치에서 골을 넣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후반 36분 절친 후배 장슬기의 골을 어시스트한 장면, 이어진 원더골에 대한 질문에도 유쾌하게 답했다. "어쩌다 보니 멋지게 들어간 것"이라며 농담한 후 "사실 아주 강하게 볼을 밀어줬는데 슬기가 정말 너무 잘 찼다. 워낙 슈팅이 좋은 친구다. 훈련 때 서로 많이 맞춰보는데 정말 멋지게 들어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골이 월드컵 무대에서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