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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축구가 3연속 월드컵행을 앞둔 마지막 시험대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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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김정미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장슬기(인천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임선주, 김혜리(이상 인천 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가 5백에 포진했다.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맨시티) 등 잉글랜드 WSL 출신 월드클래스 에이스들이 중원에 포진했고 최유리-손화연(이상 인천 현대제철)이 투톱으로 나섰다. 지소연과 조소현은 이날 나란히 출격하며 A매치 최다 145경기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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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에서 계속 밀리자 벨 감독은 4-1-3-2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추효주를 '꼭지점'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가져올 변화를 꾀했다. 포백 전환 이후 한국 수비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전반 30분 찜통 더위에 선수보호를 위한 쿨링브레이크 직후 최유리의 슈팅이 작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대~한민국!" 함성이 상암벌에 뜨겁게 울려퍼졌다. 쿨링 브레이크에, 최근 국제대회 흐름에 맞춰 이날 전반 인저리타임은 6분이나 주어졌다. 90분이 아닌 100분의 고강도 체력이 필요하다던 콜린 벨 감독의 전언대로였다. 전반 막판 상대의 코너킥을 손화연의 패스를 이어받은 최유리의 슈팅이 간발의 차로 벗어났다. 전반을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다. 전반을 0-1로 한 골 뒤진 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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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시작과 함께 벨 감독은 골키퍼 김정미 대신 윤영글, 전반 한차례 고통을 호소한 캡틴 김혜리 대신 홍혜지를 투입했다. 김혜리의 절친, 지소연이 캡틴 완장을 이어받았다. 중앙의 심서연이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했고, 홍혜지가 임선주와 나란히 센터백에 섰다. 후반 2분 뒤모르네의 날카로운 슈팅을 윤영글이 잡아챘다.
후반 3분 영국파 베테랑의 힘이 빛났다. 박스 안을 파고들던 조소현을 아이티 수비수 셜리 주디가 발로 걷어차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5분 '월드클래스' 지소연이 골대 앞에 섰다. 지소연이 침착하고 가볍게 깔아찬 볼이 골망 구석으로 빨려들었다. 1-1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지소연은 A매치 67호골과 함께 최다골 기록을 이어갔다.
역전승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분투는 계속됐다. 후반 14분, 이금민이 엔드라인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어받은 지소연의 슈팅이 굴절된 직후 세컨드볼을 이어받은 조소현이 잇달아 슈팅을 날렸으나 불발됐다. 후반 17분 추효주의 패스에 이은 센터백 임선주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굴절됐다. 포기를 모르는 끈질긴 경기력에 "대~한민국" 붉은 함성이 물결쳤다. 후반 22분 조소현의 슈팅이 아쉽게 불발됐다.
벨 감독은 후반 33분 최유리 대신 강채림을 투입하며 공세를 더욱 높였다. 후반 37분 프리킥 찬스, 지소연이 밀어준 볼을 이어받은 장슬기가 맘놓고 후려찬 '레이저' 슈팅이 짜릿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그토록 간절했던 역전골이 터졌다. 한여름 저녁 무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원더골, '해결사' 장슬기가 월드컵 장도에 환한 희망을 밝혔다. 후반 추가시간 이금민의 컷백 크로스에 이은 조소현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한국이 아이티에 2대1로 역전승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