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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무고사의 의리, 프런트의 기지, 그리고 역대급 오피셜이 만들어낸 '드라마 같은 컴백'이었다.
새로운 도전은 녹록하지 않았다. 무고사는 고베에서 적응하지 못했다.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인 오사코 유야와 무토 요시노리에게 밀리며 무고사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무고사는 인천 복귀를 원했고 인천도 복귀를 추진했다. 이미 이전부터 몬테네그로에서 열린 무고사의 결혼식에 전달수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고베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았다. 고베는 무고사를 보내기로 결정하며, 여러 에이전트에게 위임장을 줬다. 이 과정에서 국내 복귀도 추진됐다. K리그1의 수원 삼성 등과 연결됐지만 무고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인천 외에 다른 팀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어떤 제안도 듣지 않았다. 인천을 떠나며 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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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인천 프런트가 기지를 발휘했다. '보스만룰'이었다. 보스만룰은 계약만료까지 6개월이 남은 선수를 대상으로 계약기간 만료 후 입단을 전제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규정이다. 인천은 무고사와 고베의 계약기간이 6개월 남았다는 것을 착안, 내년 1월 1일 입단을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무고사와의 결별이 기정사실화된 고베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른 해지를 통해 연봉을 아끼는 수밖에 없었다.
고베의 허락이 떨어지고, 양 측은 빠르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무고사가 일찌감치 인천의 제안을 받아들인만큼, 일사천리였다. 남은 것은 '오피셜'이었다. 인천은 깜짝 이벤트로 긴급하게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임중용 실장의 토크쇼를 가장한 유튜브 라이브를 준비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루어진 이 라이브는 무고사의 도착에 맞춰 이루어졌다. 임 실장과 전 대표의 인터뷰가 이어진 뒤, 카메라는 무고사를 향했다. 무고사가 웃옷을 벗자 인천 유니폼이 나왔고, 무고사는 '스트롱'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무고사는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코치진·동료와 함께 다 같이 하나 되어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고 싶다. 나의 복귀를 기다려 준 최고의 인천 팬과 시민께 감사하다. 조성환 감독님의 모토처럼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여전히 인천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