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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리가 구단의 핵심 선수를 왜 보내고 싶었겠습니까."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제주와 안현범도 언젠가는 갈라설 수 있는 운명이었다. K리그1에서 정상급 윙백(풀백)이자, 지난 6월 국가대표팀 친선전을 통해 데뷔전까지 치른 안현범을 우승권 팀에서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여름 야심 차게 전력 보강 중인 전북이 손을 내밀었다. 카타르 알두하일 이적 제안을 받은 국가대표 풀백 김문환(27)이 떠날 경우를 대비해 대체자로 안현범을 낙점했다. 트레이드카드로 제주의 취약 포지션인 미드필더 김건웅을 제시했다. 현금까지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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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담처럼, 도전을 열망하는 선수의 마음을 돌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주가 '이적불가'를 고집한다면 자칫 '양현준 사가'처럼 갈등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건, 구단도 선수도 모두 알고 있었다. 선수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제주 구단은 결국 'OK' 사인을 내리며 선수의 도전을 응원하기로 했다. 구단은 SNS에 올린 '안스타(안현범 별명)'의 퇴단 '오피셜'에서 "제주를 사랑했고, 팬들을 사랑했던 안현범의 애정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언제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안현범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내 20대를 제주에 바쳤다. 언제나 진심이었다. 제주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지만, (제안이 왔을 때)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결혼하고 가족과 긴 시간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선수 안현범'이 아닌 '인간 안현범'으로서 고민했다"며 "이렇게 떠나게 되어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제주를 떠나더라도 한평생 기억할 것이다"라고 작별 소감을 말했다. 한편, 제주는 발 빠르게 강원 베테랑 풀백 임창우를 영입하며 안현범 공백을 최소화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